문화예술분야 연 2억여원 지원
메세나(Mecenat)란 말이 있다. 문화예술과 스포츠 등 공익사업에 지원하는 기업들의 지원 활동을 총칭하는 의미다. 넘쳐나는 문화적 욕구에도 불구,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문화적 여건이 여전히 성숙하지 못한 대전에서 메세나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경환(43) (주)아이디어플랜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 김경환 대표 |
서산에서 태어난 김경환 대표, 그는 현재 (주)HP시스템과 (주)하이플러스, (주)아르누보 T&F 회장을 맡고 있는 주목받는 CEO다. 어린 시절 서울 방배동 교회신문에 다양한 글을 연재했던 문학소년에서 한국통신 소속 테니스 선수를 비롯해 4번의 사업 실패의 시련을 극복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기업경영에서 문화를 강조한다.
김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방기하고 이윤만을 추구해서는 안된다”며 “놀이문화가 있어야 직원들이 웃음과 즐거움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도 사람의 향기가 묻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대전은 색깔이 없단다. 이방인들이 머무는 곳,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과학과 첨단만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물론 그 어느 지역보다도 문화적 인프라는 월등하다. 문제는 내적 성숙 없이 외형과 상징적인 부분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이 연간 문화예술에 지원하는 규모는 2억여원이다. 청소년 영화제 5000만원을 비롯해 창작예술제인 아방가드로에 1000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대전시위원회에 1000만원 등 다양한 분야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의 메세나 참여에 본격적인 계기가 된 때는 지난 2006년 11월. 평소 친숙한 문명곤 챔프럭셔리 대표 소개로 류환 대전펜클럽 사무총장의 대전충남행위예술제 공연을 관람한 후부터다. 그 후 불과 2개월여만에 대전지역 메세나를 주도하는 대표 기업인으로 변모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공동으로 가칭, ‘대전아이디어문화예술상’을 제정해 문학과 음악, 공연, 청소년 등 4개 분야에 500만원씩, 2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는 게 그가 가진 경영철학의 한 부분이다. 과거 사업실패 당시, 현실(돈)에 대한 상처가 많았던 그였다. 실패를 딛고 일어선 그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물질에 의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정신적 성숙과 어디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문화적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에는 수많은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메세나를 실천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 물론 오랜 경기침체가 원인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첫 시도를 강조한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끼가 있다. 이를 발산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작은 시작이지만 그게 확산되고 사람들에게 다가간다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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