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21개校 설치
93년 이후 관행적 운영
취원 경쟁률 자극 ‘비난’
학부모 “공평한 기회줘야”
공교육 훼손 문제도 지적
교직원들의 복지차원에서 대전시교육청과 충남교육청이 3~5세 교직원 자녀를 위한 특별학급을 공립유치원에 설치 운영해오던 관행이 특혜시비를 불러오면서(본보 3일자 보도) 공립유치원의 운영정상화를 위한 해결책 마련이 제기되고 있다. <편집자 주>
실태
▲ ※ 위 사진은 ‘교직원자녀 종일제반’과 관계가 없습니다.
현재 대전시교육청은 공립유치원이 설치된 중리초등학교와 문화초등학교 등 10개원에 일반인 자녀대상 학급과 병행해 10개 학급의 교직원자녀종일제반을 운영중이다. |
시도교육청이 공립유치원에 보육기능 등을 감안해 교직원자녀를 위한 별도의 종일제반을 운영하는 근거는 지난 93년 교육부 훈령에 따른 것. 영유아자녀를 둔 교직원, 특히 부부교직원들이 자녀를 돌보는 데 신경쓰지 않고 안심하고 직장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복지차원에서 시도교육청이 각기 실정에 맞는 보육시설 등을 운영하라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이후 전국의 일부 시도교육청에선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을 설치해 교직원자녀 보육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대전과 충남은 자체 관리 교육시설인 공립유치원에 교직원자녀 종일제반을 일반자녀반과 별도로 설치, 보육을 겸해 운영해오고 있다.
문제점
공립유치원의 원비는 사립유치원에 비해 저렴한 까닭에 공립유치원 취원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취원경쟁률도 높다. 일반인 자녀의 공립유치원 취원이 수월한 충남에 비해 대전은 특히 공립유치원 경쟁이 치열하다.
이때문에 대전학부모 일부에선 교직원자녀를 1순위로 취원 가능토록 한 교직원자녀종일제반을 공립유치원에 별도로 설치한 것은 일반인과 형평이 어긋난 특혜라며 이의를 제기한다.
공립유치원의 시설과 교사를 교직원자녀반에 투입하다보니 일반인이 받을 혜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치원은 직장보육시설이 아닌만큼 교직원자녀도 공립유치원에 취원을 희망한다면 일반인 자녀와 똑같이 경쟁을 통해 취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부모 이모씨는 “시교육청이 교직원 복지를 내세워 공립유치원에 교직원자녀학급을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대전시 보고 청내의 직장보육시설인 어린이집을 없앤 뒤 시립어린이집에 직원자녀반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교직원들의 복지차원이라면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합당한 보육시설을 설치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지자체간 갈등비화
대전시교육청은 공립유치원내 교직원자녀 특별학급의 운영에 따른 민원을 의식, 대전시내 5개구 별로 병설유치원이 설치된 거점 초등학교에 보육시설을 설치해 교직원들의 영유아 자녀들을 수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학교내 보육시설 설치가능 여부를 지자체와 타진하는 과정에서 대전시로부터 불가판정을 받아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 교직원들은 자신의 근무지와 가까운 지역별 거점 학교에 보육시설이 설치되길 바라고 있어 보육시설 인가권을 갖고 있는 대전시와 협의했으나 유치원이 있는 학교에 보육시설을 설치해 주지 말라는 여성부의 지침이 있어 어렵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시민들도 피해의식을 갖지 않고 교직원 복지도 꾀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전시는 시교육청의 방안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보육시설 설치 의무사업장은 남녀 500인 이상, 여성 300인 이상인 데 학교는 단위사업장에 들어가 보육시설을 꼭 해야 하는 장소는 아니다”라며 “그래서 학교안은 보육시설이 인가가 날 수 없으며 교사들을 위해 특별히 예외를 적용한다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직원들도 학교주변에 민간보육시설이 많이 있으니 이 시설들을 이용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며 “궁극적으로는 교육부와 여성부가 협의해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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