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디자이너 보조 나정주(고소영). 고교시절 첫사랑에 실패한 그녀는 그때부터 자신의 인생도 꼬였다고 생각한다. 설상가상 자신이 차버린 동창 오태훈(이범수)은 사업가로 성공해 정주를 미치게 한다. 어느 날 정주에게 과거를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
그룹 듀스와 룰라, 삐삐, pc통신 등 94년의 문화가 설익은 향수를 자극한다.
웃음의 포인트는 지금을 가지고 과거를 바꿔놓는 장면들. 평발이라 축구를 포기하려는 박지성이 정주의 충고에 다시 축구화를 신는 식이다.
‘언니는 간다’의 묘미는 한 인물의 현재와 과거를 연기하는 조연들과 코믹한 감초연기를 선사하는 단역들에 있다.
여고생 나정주 조안, 공부는 전교 1등이지만 연애는 빵점인 오태훈 역의 유건과 오매불망 정주를 사랑하는 서른 살의 오태훈_이범수, 김정민과 조하늬 등 과거와 현재, 같고도 다른 이들의 연기조합은 흥미롭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도 달라질까. 과거의 엄마말 대로, “아무리 시간을 되돌려도 어쩔 수 없는 일은 있다.” 언니는 그렇게 어른이 됐다. 12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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