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등 신예 6명
관람객 오감 자극하는
사실적 작업방식 채택
‘무엇을 표현한건지, 보고있어도 이해할 수 없지만 남들이 예술이라고 하니까...’ 요즘 관객들의 심정이 이럴 것이라 생각된다. 현대미술의 난해함은 관람객들을 전시장에서 괴롭게 만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도 그림을 선별하는 큐레이터들도 요즘 작가의 작품들은 작업론을 듣기 전까지는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미술은 눈은로 보기보다는 마음으로 봐야 한다고 작가들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인지 대전에서 극사실적 회화 작품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극사실 회화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해 화면상에 커다란 주제로 자리잡으며, 주제는 치밀하고 정확하게 왜곡없이 객관적으로 해석된다. 또 화면은 극히 중성적이며 대상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이 6명의 각기 다른 젊은 작가를 통해 보여지는 ‘리얼리티를 넘어서’라는 특별기획전이 오는 17일까지 롯데화랑에서 열린다.
젊은 작가들이 현대 미술의 주류를 거스르는 시도가 재미있기만 하다.
▲ 김진욱 |
민나림=사과가 등장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정상적 형태의 사과가 아닌 왜곡된 형상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왜곡으로 인해 이사과들은 사실적으로 그려졌으나, 이미 사과의 형태를 잃고 이미지만을 지닌채 가상의 공간에 존재하는 허상이 된다. 사과 외에도 인체의 한 부분이 화면 위에 드러나면서 캔버스 안의 공간도 모호한 공간으로 변형하고 있다.
성경희=우선 신체와 젖은 천과의 밀착을 통해 드러나는 바디라인과 주름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신체는 고유의 피부색이 아닌 공포스러운 자주색, 보라색으로 변형돼 있고 의상의 주름들은 괴기스러운 형태로 전신을 휘감고 있다. 중독이라는 주제를 전신을 감싼 천과 물로 대변하는데 신체에 엉겨 붙은 이것들은 은유적으로 표현된 중독성을 지닌 대상물을 나타낸다.
▲ 윤석원 |
이승만=주로 어머니의 어머니이신 외할머니의 얼굴이 등장한다. 이는 작가의 정체성을 자기 자신이 아닌 조상인 할머니를 통해 발견, 표출하고자 한다. 외할머니는 작가에게 있어서 존경의 대상이자 역사이며, 고향의 의미까지도 내포하고 있다.
이호련=치마를 올리고 있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여성의 매력으로 관능적인 면을 보여준다. 작품을 보는 이를 관음증 환자로 만들어 버리는 듯한 작품들은 현대여성의 자기 사랑과 나르시즘도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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