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겨울다워야 겨울이지….”(서구 A견인업체 사장)
“따뜻한 겨울, 반갑다!”(동구 B세차장 사장)
최근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5일 대전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보령지역 낮 최고 수은주는 14.4도까지 치솟아 완연한 봄 날씨(?)를 보였으며 서산 14.1도, 부여 14도, 금산 13.4도, 대전 13도로 같은 기간 평년값(30년 동안의 평균치) 4.6도 보다 무려 10도 가까이 높은 기온이다.
겨울의 대명사인 눈을 구경하는 일도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 12월, 눈 내린 날은 대전 18일, 서산 21일, 천안 13일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12월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서 대전 2일, 서산 5일, 천안 3일로 대폭 줄었다.
이로 인해 겨울철 사고 차량 운전자들의 견인요청 전화가 빗발쳤던 견인업체는 울상이다.
대전 서구 A견인업체는 “사고 운전자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아무래도 눈이 많이 와야 사고가 잦아 일거리가 많아지는 데 요즘에는 도통 눈이 오질 않아 하루평균 견인 콜이 30∼40% 정도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겨울철 용품 판매가 신통치 않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관계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의류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히터 등 난방기구를 중심으로 10~15%가량 매출이 줄었다”고 전했다. 대전지역 주요 백화점이 지난해 12월, 예년과 비교해 30% 이상 매출이 신장했던 사정과는 딴 판이다.
카센터 업계도 차량 범퍼가 부서지거나 엔진고장 때문에 정비를 하려는 운전자가 줄을 섰던 지난해와 달리 차량정비 전화가 뜸해 우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반대로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세차장 업종과 식당가는 즐거운 비명이다.
동구에서 셀프세차장을 운영하는 정 모(42)씨는 “겨울에는 언제 올지 모르는 눈 걱정에 세차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정반대”라며 “화창한 날씨 덕에 차를 닦으려는 손님들이 계속 몰려오는 통에 세차장에 빈 자리 나기가 어려울 정도다”라고 전했다. 송년회 시즌과 맞물린 식당가도 매서운 추운 날씨가 주춤하면서 손님들이 늦은 시간까지 불야성을 이뤄 연일 함박웃음이다.
이 같은 따뜻한 날씨는 28일을 기해 눈이 내리면서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주 목요일께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구름 많고 눈이 내리고 기온 또한 아침 최저 -4도, 낮 최고 3도로 쌀쌀해 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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