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자치구가 해마다 늘어나는 복지재정으로 인해 예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각 자치구의 총 예산이 소폭의 증감률을 보인 가운데 정부의 획일적인 보조금 사업에 따른 사회복지 관련 예산비율이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여서 각 자치구가 효율적인 예산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대전지역 자치구 예산관련부서에 따르면 최근 편성된 내년도 총 예산규모와 관련, 사회복지예산의 증가로 인한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기반시설 투자 등 자체사업이 축소되고 있다.
실제로 A구청의 경우 1927억 원의 내년도 총 예산액 가운데 41%에 달하는 796억 원이 사회복지 예산으로 절반에 가까운 예산이 사회복지 분야에 치중됐다. 이 구청의 사회복지 예산은 2003년 378억(총 예산액 대비 사회복지예산비율22.9%)에서 2004년 423억(24.5%), 2005년 548억(31.8%), 지난해 708억(33.8%)에 이르기까지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B구청의 경우도 비교적 소폭이긴 하나 2003년도 207억 원이었던 사회복지예산이 내년에 353억 원으로 책정되면서 예산액 대비 사회복지예산 비율이 높아지자 당장 내년에 추진해야 할 공약사업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사회복지예산의 증가가 자치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정부의 사회복지 관련 사업이 각 자치구로 하여금 동일한 비율의 부담금을 감당하도록 하는 기준보조율 제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준보조율 제도는 재정자립도나 복지대상자 수 등 각 자치구마다 경제·지역적 여건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법령 상 획일적인 복지비용을 분담토록 정한 것이어서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구에서는 이를 재정압박 1순위로 여길 정도다.
이로 인해 각 자치구의 현안사업이 후순위로 밀려나고 예산이 삭감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자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정부일변도의 사회복지 정책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자치구로서는 숨통이 조여 오는 느낌”이라며 “국세를 지방세화 하거나 각 자치구의 형편에 맞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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