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계곡물 ‘자연조형’ 백미
백운산 (경기 포천)
산행은 일명‘캐러멜 고개’라 불리는 광덕고개 마루턱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한국전쟁 당시 험하고 구불구불한 이 고개를 넘는 미군 지프 운전병이 피로에 지쳐 졸 때 상관이 운전병에게 캐러멜을 건네 주었다해 붙여진 별명이다.
광덕고개 왼편 능선을 타고 완만한 경사 길을 따라 쉬엄쉬엄 능선을 타고 오르면 땀이 좀 날 만할 즈음에 백운산 정상에 다다른다. 북쪽으로 광덕산이, 남쪽으로는 국망봉이, 동쪽으로는 명지산과 화악산이 장수처럼 버티고 선 것이 기묘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특히 겨울이면 흰 눈 덮인 골산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능선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 중간 중간에 있는 기암괴석은 백운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눈보라 휘날리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원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나뭇가지 사이 눈터널 등산객 매료
덕유산 (전북 무주)
이 중 가족 단위 등반 객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구천동 계곡이다. 계곡과 어우러진 수려한 절경을 연출하는‘구천동 33경’이 있기 때문. 월하탄을 시작으로 백련사, 향적봉에 다다르게 되는 데 능숙한 등산객이라면 다소 지루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가끔 뒤를 돌아보면 나뭇 가지 사이로 펼쳐지는 오름 들이 끝없이 펼쳐져 덕유산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함박눈이 내리기라도 하면 곳곳의 앙상한 가지 사이로 눈 터널을 이뤄 등산객을 매료시킨다.
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을 때는 향적복에서 중봉, 그리고 덕유평전까지 이어지는 눈 덮인 은빛 세계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 연인 커플이 자주 찾는다.
등산로가 잘 닦여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안개나 폭설로 길이 묻혀 버릴 때는 체력소모가 많아 탈진할 수 있다. 따라서 겨울 산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이용하면 설천봉 전망대에서 20여분 정도면 향적봉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비로봉 능선따라 겨울절경 환상적
오대산 (강원 평창)
오대산(1563m)
오대산은 진고개를 지나는 국도를 사이에 두고 비로봉,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봉우리와 그 사이의 많은 사찰들로 구성된 평창의 오대산지구, 그리고 노인봉을 중심으로 하는 강릉의 소금강지구로 나뉜다.
사계절 언제나 오를 수 있는 산이기도 하지만 특히 겨울의 하얀 설화가 환상적이다. 등산은 상원사 입구에서 시작된다. 월정사에서 개울 따라 1시간 남짓 드리운 찻길로 올라가면 상원사에 닿는다.
상원사에서 중대사로 가는길은 앙상한 나뭇가지와 밀어를 나누듯 혹은 고사목과 구수한 옛 이야기라도 하듯 정겹다. 중대사에서 갈증을 풀어주는 샘물을 마시고 적멸보궁에 다다르면 능선 좌우로 펼쳐지는 경관이 수려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오대산의 으뜸 절경은 비로봉. 적멸보궁에서 40분가량 가파른 길을 기다시피 오르면 비로봉 정상에 서게 된다.
천문대~연화봉길에선 눈썰매 탈수도
소백산 (충북 단양)
소백산(1439m)은 늦가을부터 내린 눈이 한겨울 내내 쌓여 있어 은빛 세계를 연출한다. 대설을 전후해 함박눈이 내리면 소백산은 긴 동면을 시작한다. 특히 사계절 모두 독특한 비경으로 세속의 시름을 잊게 한다는 점에서 겨울이 되면 해마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등산코스는 단양의 죽령, 천동, 어의곡, 성골과 풍기의 희방골, 삼가동, 죽계동 등 다양하다.
그러나 웬만한 산악인이라면 이 코스가 계절 따라 달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산행은 천문대~제1연화봉~비로봉 코스가 제격이다. 죽령에서 천문대를 오르는 것이 비교적 수월하지만 희방사에서 천문대를 오르는 것은 가파른 경사 때문에 초보 산행객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죽령에서 천문대를 거쳐 제1연화봉에 이어 비로봉을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면 그리 힘들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비로봉 정상부에 오르면 주목 군락지가 눈 앞에 펼쳐지는 데 마치 한겨울의 눈꽃 축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산 길에 만나는 국망봉, 신선봉 등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천문대에서 제1연화봉으로 치닫는 길에서 눈썰매를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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