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노동청이 지역 근로조건의 안정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3가지 지수에서 삼고(三高)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대전노동청에 따르면 근로자가 마땅히 받아야할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체불임금 액수와 해당 근로자, 사업장이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불법파견 사례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8월 현재 미청산 체불임금이 248억 5500만원,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5654명, 체불임금 업체는 1741곳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8월 현재 체불임금은 304억 200만원,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8141명, 체불임금 업체는 2392곳으로 전년도에 비해 각각 증가, 근로조건이 크게 불안정해 졌다는 지적이다.
관할 사업장에서 행해지는 불법파견 행위 또한 해마다 늘고 있다.
대전노동청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종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전청 관내에서 발생한 불법파견으로 판정된 사례는 모두 30건. 연도별로 보면 2003년 7건, 2004년 9건, 2005년 14건으로 계속 증가세에 있다.
불법 파견된 근로자 수 역시 2003년 155명, 2004년 937명, 2005년 981명으로 증가했다. 지역 노동계에서는 대전, 충청권 내에서 불법파견이 증가하는 것을 두고 대전노동청이 불법파견이 우려되는 곳에 대해 분쟁 예방 현장감독 활동을 활성화해 이같은 행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부당해고 등 적절치 못한 처우를 받았다고 생각할 때 해당 노동관서에 접수하는 각종 신고사건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매해 8월말을 기준으로 대전노동청에 접수된 신고사건은 2004년 1만 685건, 2005년 1만 1583건, 2006년 1만 2653건으로 3년 사이 18.4% 늘었다.
일각에서는 체납임금이 증가하고 해마다 늘어나는 신고사건과 불법파견 사례를 두고 대전, 충청권의 근로조건이 갈수록 악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지난 10월 대전지역 실업률은 4.7%로 전국평균 3.3%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고 같은 달 충남 실업률도 2.7%로 전국평균에는 밑돌았으나 8월 2.2% 9월 2.4%로 계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이에 대해 대전노동청 관계자는 “2004년 청주 하이닉스 사태, 2005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태가 있어 수치가 커졌는데 실제 현장별로 따지면 그렇게 많은 수치는 아니다”며 “신고사건의 빠른 처리와 체불임금 청산과 예방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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