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양념하루 찾는 손님만 수백여명
떡볶이 양념하루 찾는 손님만 수백여명
떡볶이 양념하루 찾는 손님만 수백여명
떡볶이 양념묻힌 ‘어묵’ 인기
‘하루5판’계란하나 통째로 구워내
영양가득 고구마와 함께 인기최고
하루 찍어내는 양만 200개이상
올해는 기름기 없는 호떡 출시
-따뜻함을 파는 사람들
겨울은 그 어느 계절보다도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게 한다. 간식이 가장 다양한 계절도 바로 이 맘 때다. 늦은 밤, 거리를 걷다보면 눈에 쉽게 띌 만큼 포장마차와 리어카 장사도 대목이다. 몸이 으스스 떨리는 계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겨울은 이들에게 반가운 계절이다. 〈편집
▲어묵과 떡볶이를 파는 사람-최영임(52)=겨울 길거리 음식의 독보적인 존재는 바로 어묵과 떡볶이다. 뜨거운 국물과 매운 맛으로 추위에 벌벌 떠는 몸을 녹여주는데, 최고의 음식이란걸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끝낸 후 종이컵에 담아 마시는 뜨거운 어묵 국물 한 잔은 쓰린 속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추위를 참느라 텅 비어 버린 뱃 속도 어묵과 떡볶이 몇 개면 곧바로 든든해진다.
둔산동에서 어묵과 떡볶이 장사를 하는 최영임(52)씨, 그는 해가 질 때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새벽녘까지 정신이 없다. 대여섯명만 들어서면 꽉 찰 만큼 작은 포장마차지만 그가 하루에 만나는 사람만해도 수백여명에 달한다. 하루에 팔리는 어묵과 떡볶이는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오후 10시정도만 되면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로 인해 잠시도 말을 건넬 수 없다.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느냐”는 질문에 “아니, 그걸 어떻게 헤아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출시한 매운 어묵의 맛은 독특하다. 떡볶이 양념에다 어묵을 나무젓가락에 꽂아 발라 먹는 음식으로, 매
물론 가장 인기는 뜨거운 어묵 국물이다. 세찬 바람에 얼어붙은 얼굴을 금방이라도 녹여내는 매력에 수많은 사람들은 국물을 한 컵 마시기 위해 덤으로 어묵과 떡볶이 값을 감수한다.
최씨는 “비록 값싼 음식이지만, 겨울에는 그 어떤 음식보다도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며 “누구나 쉽게 들러서 부담없이 가볍게 먹고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계란빵과 군고구마를 파는 사람-장한수(53)=겨울 최고의 영양간식은 뭐니뭐니해도 계란빵을 따라올 음식이 없다. 계란 하나를 통째로 넣어 구워내는 계란빵에는 온갖 영양소가 가득차 있다. 하나만으로도 끼니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어묵과 떡볶이 만큼 쉽게 볼 수 없다.
한 개만 먹어도 배가 불러 부담도 되지만, 재료비를 빼고 나면 별로 남는게 없기 때문이다. 500원인 계란빵 하나를 팔면 남는 순 이익은 200원도 되지 않는다. 400원 가까이 남는 어묵에 비하면 자칫 밑질 수 있는 장사다.
그래도, 잘 찾다보면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마다 한 곳씩은 꼭 있다. 작은 리어카 위로 솟아있는 작은 굴뚝 위로 희뿌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곳이 있다면 거기가 바로 계란빵을 파는 곳이다. 대부분 계란빵만 팔지 않는다. 군고구마라도 함께 팔아야 그나마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식사 후 오후 10시가 넘어서 ‘허’한 느낌이 들면 계란빵이 제격이다.
군고구마 역시 겨울에 인기있는 간식중 하나다. 물론 마실 것을 곁들이지 않으면 식도로 넘기기가 부담스럽지만, 구수한 냄새만은 일품이다. 군고구마는 못 생겼다. 속이 너무 꽉 차면 구웠을 때 껍질 벗기기가 만만치않다. 대부분의 군고구마가 못생긴데다, 쭈글쭈글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둔산동 갤러리아 백화점 인근에서 계란빵과 군고구마를 파는 장한수(53)씨, 그는 전형적인 리어카 장수다. 모자와 귀마개, 목장갑은 필수다. 솜바지도 마찬가지다.
벌써 6년째다. 그는 겨울철마다 리어카를 끌며 계란빵과 군고구마만을 고수해왔다. 물론 중간중간에 다른 음식을 추가해봤지만 수익에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하루에 파는 계란빵은 150개정도다. 30개가 들어있는계란 5판이다. 결코 적은 액수라 할 수 없다.
장씨는 “겨울마다 이것들(계란빵과 군고구마) 때문에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어 효자노릇을 한다”며 “경제가 어렵다보니 사람들이 밤에 돌아다니지 않아 수입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호떡을 만드는 사람-정미순(55)=호떡 역시 겨울철에 빼놓을 수 없는 길거리 음식이다. 잘 부풀어 오른 밀가루 반죽에 설탕과 엿, 땅콩을 넣은 후 꾹 눌러야 제 맛이 나오는 호떡은 주로 여성들에게 인기다. 물론 다이어트에 신경쓰다보니 손이 쉽게 가지 않는 것도 있지만, 여성들은 단 음식에 끌리기 마련이다.
남성들의 경우 밤 늦은 시간은 대부분 한 잔 거나하게 걸친 시간이기 때문에 단 호떡보다는 뜨거운 국물을 선호한다. 또 한 입 베어 먹을 때마다 곳곳에서 아우성 치며 터져나오는 달콤한 소스가 얼굴은 물론 옷 이곳저곳으로 튀어 먹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호떡 장사는 잘된다. 은행동에서 호떡을 만드는 정미순(55)씨, 그는 호떡 장사경력이 10년 가까이 된다. 매년 제조법을 달리하며 손님들을 유혹한다. 올해에는 기름기 없는 호떡을 출시했다. 물론 기름이 없을 수 없지만 최대한 줄였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날씬함도 강조했다. 살찌기를 걱정하는 이들이 두툼한 호떡보다는 늘씬한 모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호떡을 즐겨 찾게 하기 위한 그의 아이디어다. 군고구마와 마찬가지로 예년에 비해 호떡 장사가 줄어들었지만, 그의 독특한 제조법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넘어간다.
그가 하루에 찍어내는 호떡만해도 200개를 넘는다. 넓은 후라이팬에서 한꺼번에 만들 수 있는 양만해도 20개지만 오전 1시전에 보람찬 하루 일과를 끝낼 만큼 불티나게 팔려 동이 난다. 얼굴과 손은 모두 기름기와 말라버린 밀가루로 범벅돼 있지만, 즐겁기만 하다.
이곳을 찾은 양모(21)씨는 “일하는 곳이 주변에 있어서 출출할 때마다 하루에 2번 이곳에 들린다”며 “맛은 물론 추운 날 한 개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호떡이나 붕어빵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서민들을 위한 음식”이라며 “한 철 장사지만 돈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살아가는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