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필리핀엔 콜드게임 승
“군 면제 진짜 어렵네.”
제 15회 도하아시안게임 한국-일본전이 한국의 참패로 돌아가면서 류현진의 희망도 함께 날아갔다. 사실 시즌이 끝난 뒤 선수들이 쉬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꿀맛 같은 휴가 대신 아시안게임 출전을 택했다. 물론 큰 대회에서도 떨지 않는 안목을 갖기 위해서라도‘큰물에서 놀아보라’는 김인식 감독의 특별 지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군 면제 혜택에 구미가 당겼다.
류현진은 올 시즌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장식한 뒤 일생일대에 단 한 번 뿐인 신인왕을 비롯해 MVP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군대에 가야한다’는 가슴 속 깊은 곳의 불안한 외침이 머리 속을 끈질기게 압박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출국 전 수능은 치렀지만 그래도 머리 속엔‘반드시 우승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답답함을 풀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대만과의 첫 경기서 일격을 당한 한국 대표팀은 2일 카타르 도하 알 라이얀 스포츠클럽에서 열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2차전에서 끝내기 홈런포를 맞고 결국 7-10으로 역전패 최악의 수모를 당했다. 류현진은 볼넷 2개로 1사 1,2루를 허용하고 3번 조노 히시요시에게 큼지막한 중월 2타점 2루타를 내줬다.
공바로 사이고 야스유키에게 우월 2점 아치를 맞고 동점을 만들어줬다. 흔들린 류현진은 다시 안타와 볼넷을 연거푸 허용했고 노모토 게이에게 안타를 맞고 연전 점수를 내준뒤 강판했다.
생각하기도 싫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 셈. 그것도 자신이 선발로 나간 경기에서, 프로야구 대신 사회인야구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한 일본팀에 참패를 당한 것이다. 이로써 2연패한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의 꿈은 완전히 접었고,‘금메달=군 면제’란 류현진의 희망도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류현진에겐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첫 대회에서 4강을 일구며 군 면제 혜택을 받은 같은팀 이범호와 김태균이 부러울 수 밖에 없다.
한화 관계자는 “사실 나이 어린 선수들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처럼 큰 대회에 나가는 것은 군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된 이상 현진이가 대학에 입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야구대표팀은 약체 필리핀을 제물로 아시안게임에서 2패 후 첫 승리를? 신고했다.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알 라이얀 구장에서 벌어진 필리핀과 풀리그 3차전에서 이진영(SK)의 3점 홈런과 조동찬(삼성) 이대호(롯데)의 투런포 2방 등 홈런 3발을 앞세워 12-2,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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