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김주완 기자 |
그런데 김 의장이 1일 노 대통령을 향해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지층을 와해시키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자는 얘기인데 이를 지역당 회귀로 규정하는 것은 모욕감을 주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장은 또 “당이 나아갈 길은 당이 정한다”고 덧붙였다. 다시말해 당은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대통령은 간섭하지 말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식이다.
오랜 정치적 동지인 두사람이 순식간에 적이 되는 상황을 보니 우선 서글픔이 앞선다. 역시 정치세계의 매몰참이란 말 그대로 변하지 않는 불변의 법칙인 것 같아 몹시 씁쓸해진다.
정치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하루아침에 적에서 동지로 동지에서 적으로 변하는 것일까 문득 두려움 마저 엄습한다.
이들의 첫 인연은 17년전 맺어졌다. 지난 89년 여의도 둔치에서 열린 시국대담에서 만나 이근안 고문 사태와 소 파동으로 자살한 농민 문제를 화두로 6시간 동안 소줏잔을 기울이며 의기투합했다. 당시 5공청문회 스타였던 노 대통령은 전민련 정책실장이던 김 의장에게 “평소에 연모해 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92년 서울 명동에서 가진 석방기념회에 참석한 노 대통령을 향해 “우리 시대의 정치적 희망”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2000년 성균관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 간다.DJ와 YS처럼 분열의 길은 없다”며 도원결의의 끈끈한 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1년 두 사람이 대선에 뛰어들면서 틈새가 생겼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주도한 열린우리당 창당을 통해 외견상으로는 다시 회복됐다.
당·청 전면전이 시작되면서 둘 사이의 애증사는 한동안 세간에 떠돌 것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모든 것이 끝났다. 남은 선택은 노 대통령이 탈당하든 김 의장이 당을 떠나든 두 가지만 남았다.
이들의 관계를 보면서 사람이란 모름지기 말을 아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는 내 탓임을 우선 알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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