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우 사회부 기자 |
집회 당시 시위가 끝난 현장에는 이들이 행사한 폭력의 증거들만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충남도민들과 오랜시간을 함께 한 고목들은 지난 밤을 밝히다 검게 그을렸고 무너진 담장, 깨진 창문 등이 흉물스럽게 남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이날의 집회는 정당한 이유 없이 수십 명의 국민들을 병원 신세를지게 했다. 또 2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피해복구 비용을 혈세로 충당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근 한 사회단체가 우리의 집회`시위 문화에 대해 여론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이 집회`시위 문화가 ‘폭력적’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우리 국민 대부분이 집회`시위문화가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번 폭력시위로 대다수의 국민들 기억 속에는 다시 한번 우리의 집회`시위 문화는 폭력적이라는 이미지만 각인시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자치단체도 ‘도청 진입 만큼은 안 된다’는 원칙만 내세워 결국 폭력을 스스로 조장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는 또다시 폭력 만큼은 안 된다는 원칙을 내세워 폭력 행위자에 대한 엄정 처벌 방침만 고집하며 또 다른 폭력 사태를 조장하고 있다.
이번 한미 FTA저지 시위를 통해 국민들 사이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자신이 주장하기 앞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성숙한 시민 의식만이 서로에게 남긴 생채기를 아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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