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구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 인근에는 청청현, 다선일향, 차야, 호중일월장 등이 밀집, 특화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외곽에도 신성동사무소 근처의 크림티, 둔산동 법원 앞 쪽 다향산방, 논산 연산의 파평윤씨의 종가집 근처 ‘초연당’ 등이 있다. <편집자 주>
가정집서 갤러리풍 찻집으로
정원 아름다워 결혼식까지…
청청현
▲‘푸르다 푸르다 못해 검다’라는 뜻을 지닌 ‘청청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청청현(☎254-2998)은 지난 96년 대전 지역 최초로 도심 속에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찻집으로 탄생했다.
실외, 정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우리나라 야생화를 볼 수 있으며 실내에는 동`서양의 앤틱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청청현은 가정집을 개조한 찻집으로 현 대표인 한강현(33)씨의 어머니가 문을 열었다.
한 대표는 “어머니가 처음에는 이 집을 가정집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샀지만 살아오시면서 수집하신 소품들을 대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어 갤러리 같은 찻집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 찻집은 아름다운 인테리어만큼이나 분위기도 아늑하다. 그래서 맞선을 보는 고객들이 많다. 이곳에서 맞선 본 남녀들이 결혼까지 이어져 나중에 아이까지 데리고 찾아오기도 한다.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단골손님이 있었어요. 정원이 아름답다고 이곳에서 하우스 웨딩을 하고 싶다고 부탁을 하더라구요. 결국 이곳에서 결혼식을 멋지게 해 냈지요”라며 한 대표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은 외형적으로도 사로잡지만 더욱 마음을 끄는는 것은 밀크티의 향기다. 청청현의 문을 열자마자 그윽한 홍차의 향이 서늘한 11월을 따뜻하게 변화시켰다. 이 집의 밀크티는 인도 히말라야 산지에서 구입한 홍차의 원액에 신선한 우유와 꿀이 첨가된다.
그래서 인지 홍차의 향기가 남다르다. 밀크티를 담아내는 찻잔, 또한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거다. 본차이나의 고향인 영국에서 직접 공수했다.
여기에 국내 토종 야생 꽃차도 선보이고 있다. 야생 꽃차는 그 아름다움과 향기로 마시는 이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할뿐 아니라 우리 몸에 에너지를 준다.
한 대표에게 야생 꽃차의 효능을 묻자 “감잎차는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이뇨작용에 효과적이고 설아차(naomi,보리싹)는 노화억제`콜레스테롤 저하와 암예방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대답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 따뜻한 차 한잔으로 귀족적인 여유를 청청현에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주인장 모든茶 까다롭게 직접 골라
문예강좌에 스님들 ‘미팅’ 장소인기
다선일향
한 켠에는 거문고가 있고, 다른 한 쪽에선 차(茶) 마니아들이 무슨 얘기에 심취한 듯 연신 찻물을 내리고 있다. 이 집이 갖추고 있는 차는 대략 100여종. 우리나라와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주인 이기석 씨는 “그냥 차가 좋고 사람과 만남을 즐기기 때문에 찻집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 이상의 다른 뜻은 없다는 것이다. 주인장은 좋은 차 맛을 위해서라면 어떤 정성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선 차는 수입상을 통하지 않고. 반드시 직접 골라 구입해 온다. 대부분이 단골손님이지만 요즘은 20~30대 청년층들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인심도 후하다. 딱히 가격을 매겨 놓았지만, 주인장 맘대로 ‘공짜’로 나오는 차도 적지 않다.
이곳은 벌써 개업한 지 4년이 돼 주변 암자와 도심 사찰 스님들의 ‘미팅’ 장소로 이름이 나 있다. 스님들이 딱히 다른 장소에서 만나기가 쑥스럽기 때문이다. 다선일향에선 매일 마다 문예 강좌가 있다. 가야금, 거문고 등 우리 음악을 익히는 배움터 역할을 하고 누구나 흥에 겨우면 노랫가락을 해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감잎·뽕잎차 등 고유의 차로만 채워져
매주 한번씩 茶 마니아들 시식·토론회
차야
▲ 차 들판, 차야(茶野)=다선일향 옆쪽에 자리한 차야(茶野`·☎223-2320)는 오픈한 지 6개월 밖에 안됐다. 이 곳을 개업한 사람은 예전 ‘도솔천’과 ‘예지’라는 전통 찻집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간판 이름인 차야는 ‘차밭’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언제나 풋풋한 향이 우러나오는 차밭을 도심 한 복판에서 느껴보자는 소리다.
이 집은 다른 찻집과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차를 많이 팔고 있다. 감잎차, 뽕잎차, 작설차 등 우리 선인들이 즐겨 찾던 종류다. 이 곳에선 매주 1번씩 차 마니아들이 모여 시식 및 토론회를 갖는다. 보통 10여명 이상씩 모여 다양한 국산과 중국산 차에 대해 품평을 한다. 주인장 이지연(32)씨는 “습한 차를 마시거나 숙성되지 않은 차를 내려 먹게 되면 마음이 답답하고 기분이 안 좋다”고 말했다.
차 마니아들 대부분은 한 자리에 앉으면 기본이 3~4시간 .1ℓ물을 그냥 먹기는 벅차나 차로 우려내면 쉽게 먹는다 약수터를 수소문해서 물을 길어온 뒤 차 맛을 제대로 내는지 일일이 시험해보고서야 사용한다. 차 마니아들은 혼자 차를 즐긴다. 주인장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공감대를 이룬다. 그래서 주인과 손님이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이 집만의 자랑이다.
대나무잎 발효 中 대표차 ‘보이차’전문점
중국 국빈 예품용 ‘자차자호’ 다기 구경도
호중일월장
보이차는 차나무 잎을 오랫동안 발효시킨 것을 말한다 현재 서울 6곳과 지방 2곳에 ‘지유명차’나 ‘호중일월장’의 이름으로 누구든지 찾아가 차를 마실 수 있는 집회소이자 판매소이기도 한 공간이 있다. 운영은 공동으로 한다. 대전에도 지난 7월 보이차 전문점 ‘호중일월장(壺中日月長`☎320-5634)’이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서는 중국에서 국빈 예품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자차자호(紫砂茶壺)’라는 다기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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