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인생’ 조은경씨

‘벼랑끝 인생’ 조은경씨

  • 승인 2006-11-16 00:00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합병증 앓는 외아들 병간호 ‘막막’ 몸보다 마음이 더 춥다는 심정은 조은경(39)씨의 말이다.
최근 조 씨의 가슴 한 켠은 더욱 시리다. 평범한 가정이라면 마흔 정도 때 가족의 행복을 느끼는 게 정상이지만 조 씨는 그런 기쁨조차 느낄 수 없다. 나이 마흔이 다 돼 짝 잃은 기러기 신세. 그의 옆에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판막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외아들도 있다.

조 씨는 서부교육청 조무사(기능직 9급)로 근무하면서 퇴근 후에는 버려진 폐지와 고물을 주워 어려운 이웃을 도왔던 고 임낙규(49)씨의 부인이다. 부모 없이 고아로 자란 남편과 함께 밑바닥 인생을 철저히 거쳐 왔기 때문에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도 지금은 세상을 떠났다.

평소 앓아왔던 지병으로 3개월 전 갑작스런 죽음을 맞았다.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과 십이지장 궤양, 식도정맥류의 지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퇴근 후 남을 위해 동네 곳곳을 돌아다녔던 그가 병원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인생을 마감한 것.

조 씨 역시 선천적 언어장애를 갖고 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 남편이 살아있을 땐 풍족하지 않았지만 웃음만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살길마저 막막하다.남편의 월급 가운데 절반 가량을 아들의 병원비로 썼지만 더 이상 그렇게 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들 선우(12)만은 포기할 수 없다. 집세도 못 낼 정도로 생활비가 막막하지만 아들이 입원중인 서울시립아동병원을 매주 한 번씩은 들른다. 치료방법 조차 없어 약물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지만 그에겐 지금이라도 벌떡 일어나 품에 안길 것만 같은 소중한 아들이다.

아들은 염색체 이상과 간질, 정신지체로 몸조차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다. 소화질환까지 있어 식사도 어렵다. 정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 고통마저 느끼지 못하지만 표정만은 밝다.

선우가 입원중인 재활 2병동 수간호사 권일주씨는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 부모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선우 엄마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아마도 엄마만 보면 눈웃음을 짓는 선우의 표정에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후원 문의 ☎042-524-5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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