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나는 누군가의 글을 옮겨 적다 보니 어느 시인의 시구절이 생각납니다. 용혜원 시인의 ‘당신은 아름답습니다’라는 시입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언제나 웃으며 친절하게 대하는 /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가진 /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아픔을 감싸주는 사랑이 있는 /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약한 자를 위해 봉사할 줄 아는 /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병든 자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늘 겸손하게 섬길 줄 아는 /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가만히 읊조려 보면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요즘은 경기가 어려워서…,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하나도 없네요.” 일상에서 자주 듣는 흔한 말들입니다. 다들 이런 이런 이유로 ‘봉사’와 ‘나눔’은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거나 미뤄 버립니다. 나눔과 봉사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더 많아서 일테죠.
그래서 일까요. 봉사와 나눔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좋다는 것은 알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경제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꺼립니다.
자동차를 타고 낯선 곳으로 여행할 때면 멀리서도 변함없이 환한 불빛을 비춰주는 가로등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말없이 꾸준히 하는 봉사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미물의 가로등도 이럴진대 우리라고 못할 리 있겠습니까? 우리 모두 이런 가로등과 같은 따뜻한 손이 될 수 있습니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윤택해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 사회의 가장 외진 곳에 사는 사람들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오히려 봉사와 베푸는 삶을 사는 것을 보면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나눔을 통해 삶의 변화를 얻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말을 합니다. “가장 큰 수혜자는 나눔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구요.
독거노인, 장애인 등이 밀집해 있는 동구 대동 쪽방촌을 찾는 자원봉사자들도 모두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봉사는 각자 자기에게 부여된 능력을 맘껏 활용하며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곧 들이닥칠 추운 날씨에 대비할 수 있는 내복 1벌을 사다주는 작은 마음가짐이 봉사입니다.
어디 대동 쪽방촌뿐이겠습니까. 주변에는 소외된 이웃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겉으로 병들고 속으로 상처 입은 이 시대의 슬픈 사람들인 것이죠. 이들에게 손 한 번 따뜻하게 내밀어 보십시오. 사랑이 뭐 별거 있나요.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게 사랑이고, 봉사인거죠.
결코 외면해서는 안될 우리의 이웃들이 추위에 웅크리고 있는게 보이나요. 그럼 곧장 그들의 곁으로 달려가세요. 그리고 따뜻한 이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그게 사랑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