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문화계 후진성 반영… 일각선 자성론도
함신익 대전시향 예술감독의 교체 방침이 확정되자, 함 감독 ‘마니아’ 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시와 각 언론사 함 감독 관련 기사에 대한 댓글에는 함 감독을 ‘엄호’하기 위한 글이 주렁 주렁 달려 있다. 대부분 박성효 대전시장과 대전시를 겨냥한 비난성 댓글이다. 대전시가 지난 8일 함신익 교체 결정후 만만치 않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시는 이날 함 감독외에 한상근 무용단 감독도 교체 대상으로 확정, 발표했다. 네티즌들은 유독 함 감독만을 엄호하고 있다.
시와 지역 문화계는 특정 인맥들의 조직적인 반발로 보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함 감독 교체 문제 외에도 대전지역 문화계가 안고 있는 잘못된 ‘관행’들에 대한 시민들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 조직적 ‘대응’= 지난 8일 대전시의 발표 이전부터 함 감독의 교체는 기정사실로 굳어져 있었다. 여러 채널을 통해 함 감독 지지자들은 대전시에 ‘압력’을 행사했다. 개요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논리를 갖고서다. 즉 능력이 탁월한 함 감독을 일부 안티 세력들이 몰아냈다는 것이다.
각 언론 매체에 게재된 함 감독 관련 기사 다음에는 아이디를 같이 쓰는 몇몇 사람들이 비판적 대안보다는 즉흥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쏟아내고 있다.
대전시도 일단 결정을 끝냈지만 후폭풍이 어디 까지 확산될지 긴장하는 분위기다.
‘시민, 시민들, 게다가, 바보들, 치욕의 날’ 등의 제목으로 올라온 중도일보 홈페이지의 댓글 대부분은 대전시장 교체 후 함 감독을 선거의 ‘희생양’으로 삼는 정치적 조치가 내려졌다며 박성효 대전시장을 직접 겨냥하는 글이 대다수다.
대전시는 원색적 비난의 발원지를 어느정도 감지하고 있다. 다만 어떤 액션을 취하지 않겠지만 사태가 더욱 확산될 경우, 모종의 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고민중이다. 결정권자인 박성효 대전시장에게 퍼붓는 비난이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특정인을 매몰차게 몰아 붙이며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 악플러가 대전에 뜬 듯한 느낌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신들에게 좀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면 서로 짠 듯이 특정인을 향해 ‘칼’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비난 수준이 테러 수준이다. 바로 이런 부분이 대전 문화계의 후진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문화계 일각에서 자성론과 함께 나오고 있다.
▲정치적 자리인가= 일부 함 감독 지지자들의 말처럼 , 시향 지휘자는 정무직이 아니다. 그럼에도 ‘교체 카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전시를 맹비난하고 있다.
문화계의 한 원로 인사는 “함 감독의 위상을 너무 크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며 “적절한 평가 잣대를 갖고 대전시가 내린 결정인 만큼 이제는 수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일부 함 감독 지지자들은 여전히 대전시가 결정을 번복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 입장은 단호하다. 여러 가지 문제 요소가 많기 때문에 교체된 것을 다시 원점으로 돌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지지자는 “시장이 바뀌었다고 지휘자를 바꾸는 것이 말이 되나. 누가 박 주사라더니…. 그말이 맞나보네요. 주인을 찾아 주려면 아무래도 시장을 바꿔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바로 함 감독 엄호 세력의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 주는 사례인 듯 한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시립예술단 감독 자리가 정치적 ‘힘’의 논리속에서 좌우되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전시향의 앞날이 캄캄하다”며 “공짜표를 많이 뿌리거나 중고교에 할인표를 듬뿍 가져다 주라”는 등의 저주성 발언까지 내고 있다.
한마디로 시립예술단 전체가 흙탕물이 일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자리를 두고, 특정 인맥에 줄을 섰던 인사들 간에 치고 받는 게임으로 비춰지는 양상이다. 당연히 내홍이 예견되고 있다.
대전시의 역할이 이래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 역할 중요= 대전시는 일단 여론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바로 후임자를 결정하지 않은 것도 일단 숨고르기를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객원 지휘 대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단원들간의 자율 운영이 되도록 대전시가 ‘직할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바로 함 감독 후임을 임명하면 조직 내 ‘편 가르기’ 양상이 나타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대전시향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린 함 감독의 명예로운 퇴진을 염두에 둬 객원 지휘 체제로 운영을 결정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는 시향에 이어 무용단, 합창단 등 시립예술단 소속 공연단체 모두에도 ‘정리’의 시간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박성효 대전시장이 현재까진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시장 선출이전에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시장 시절에 시립예술단의 예산과 조직 운영을 세밀히 챙겼던 ‘캐리어’가 있어 전면 개혁쪽으로 방향타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문화계가 이래서 박 시장과 대전시의 움직임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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