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카네코 슈스케
● 데스노트
감독: 카네코 슈스케
출연: 후지와라 다쓰야, 마쓰야마 겐이치
초 베스트셀러 만화 원작
쫓고 쫓기는 두 천재의
치열한 두뇌싸움 흥
올 가을 영화가는 특별하다? 멜로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때아닌 미스터리 영화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프레스티지’ ‘사일런트 힐’ ‘데스노트’가 개봉했거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데스노트’는 망가마니아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오바타 타케시의 동명 원작 만화를 실사영화로 옮긴 작품. 전·후 두 편이 동시에 제작됐으며 이번에 개봉된 것은 전편(前篇)이다.
데스노트는 노트에 이름이 적히면 죽는 사신(死神)의 노트. 우연히 노트를 손에 넣은 야가미 라이토는 법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범죄자들을 처단하기 시작하고, 노트를 이용해 범죄가 없는 이상세계를 만드는 꿈을 꾼다.
범죄자를 처단한다고 하나 살인은 엄연한 살인. 세계는 ‘이름 없는’ 천재탐정 L을 고용해 기묘한 살인을 저지르는 ‘얼굴 없는’ 살인자를 붙잡으려 한다.
원작은 만화라기보다 소설에 가깝다. 라이토와 L의 두뇌플레이와 고도의 심리전이 재미이다 보니 대사가 세심하고 양도 많다. 그럼에도 영화는 영화적 구성보다 원작을 그대로 화면에 옮겨놓는데 집중한다.
전반적으로 구성과 편집 흐름이 투박하고 늘어진다. 원작을 안 본 사람들은 내용을 따라가느라 지치고, 원작을 본 관객들에게는 기시감 이상의 각별한 흥미는 없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진 사신(死神) 류크가 그런대로 시선을 끌 뿐.
카네코 슈스케 감독은 ‘공포의 이블데드’ ‘가메라 시리즈’로 일찌감치 장르와 컴퓨터 그래픽 분야에서 천부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인물. 그가 연출한 작품의 수준으로 보기엔 아쉬움이 크다.
라이토이자 키라 역의 후지와라 다쓰야는 ‘배틀로얄’로 일본 아카데미 우수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스타급 배우. L 역을 맡은 마쓰야마 겐이치도 역시 만화가 원작이었던 ‘나나’에 출연한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배우다. 하지만 두 배우의 카리스마도 사이즈가 큰 옷을 입은 듯 헐겁게 겉돈다.
그저 캐릭터를 설명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본다면 그럭저럭 볼 만하다. 데스노트를 이용해 범죄없는 이상세계를 꿈꾸는 라이토와 그의 잘못된 꿈을 막으려는 L. 비슷한 또래인 두 천재의 대결이 펼쳐질 후편이 기다려진다. ‘데스노트’ 후편은 일본에선 3일에, 우리나라에선 내년 1월께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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