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성 사회부장 |
자칫 사장 선임에 따른 구설수의 사전 차단을 겨냥한 듯 ‘능력 있는 CEO의 영입’이라는 수식어까지 들먹이며 공정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울러 이는 향후 사업의 성공적 수행에 대한 기대감까지 내포하고 있다.
본래 개발공사 설립은 이완구 충남지사의 선거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2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 개발공사의 설립에 대한 회의론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발공사가 탄생할 경우 첫 사업으로 도청 이전 사업을 비롯해 안면도 지포지구 관광지 개발, 당진 대덕 수청지구 도시개발, 충남발전연구원 청사 신축, 역사문화원 청사 신축, 종합사격장 건축 등 6개 사업을 먼저 수행한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개발공사의 탄생 없이 대규모 사업들을 주공이나 토공 등에 맡길 경우 수익성 위주의 개발이 진행됨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1990년대 초, 둔산 신도시 개발 시 수익만을 노린 채 자연 녹지 등을 모두 훼손한 사례를 거울삼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개발 이윤 창출의 극대화를 위해서도 개발공사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개발공사 설립에 대한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설립 조례안이 충남도의회에서 통과된 것은 이 같은 설립의 당위성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개발공사 설립과 관련 과연 어떤 인물이 개발공사 사장으로 적임자인가 하는 문제가 충남도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충남도는 도와 도의회 추천 전문가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전국 공모를 통해 사장을 임명키로 했으며 이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능력 있는 CEO의 영입’이란 말로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새롭게 탄생될 개발공사가 첫 사업으로 수행할 1조원에 달하는 충남도의 6개 일선 행정 사업을 행정의 절차와 생리도 모르는 외부 인사가 제대로 수행해나갈지는 미지수이다. 충남도의 행정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능력 있는 CEO의 영입’이란 말이 그럴싸하게 포장된 말에 불과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대전시 역시 지난 1993년 한밭개발공사 설립 이후,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실패로 끝났으며 그 이후 줄곧 대전시에서 오랫동안 행정을 경험한 고위 인사가 개발공사의 CEO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대전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능력 있는 CEO의 영입’이 얼마나 속빈강정 같은 말인가를 실감케 하는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다.
“개발공사는 특정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승인과 지원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때문에 이들 기관 사이에 인간관계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관계가 없을 때 업무적인 처리에 어려움이 많다. 결국 ‘능력 있는 CEO’의 역할이란 이런 부분까지 포함해 수행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개발공사에서 처리하는 모든 업무가 인간적인 유대관계나 협조만을 전제조건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본적인 요건 아래 관련 업무의 경험이나 기획력 및 수요자의 욕구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인물, 바로 그런 사람이 향후 충남도 개발공사 초대 CEO로 적합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CEO뿐만 아니라 향후 운영될 개발공사 임직원의 구성요소 역시 매한가지이다. CEO는 물론 임직원 한명 한명이 한결같이 조직의 업무에 활력과 시너지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로 구성돼 개발공사가 명실상부 충남 발전의 핵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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