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도예전
우리 전통의 문양들은 오랜 생활 경험으로 얻어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소박하면서도 추상화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그 문양들은 담장이나 도자기에서 또 병풍, 족자, 기와, 와당 문양에서도 볼 수 있고,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적 사상이 깊숙히 영향을 미쳐왔다.
김영진의 작품들은 현대적 감각에 도자기 파편처럼 보이는 것들을 공간에 배치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현대화된 그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통문양이 새겨져 옛 그릇과 유물들이 떠오른다. 실제 그릇에서 깨져나온 것인지 의도적으로 만든 조각들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깨지고 떨어져 나간, 비교적 균일한 크기를 지닌 작은 사금파리 조각들 안에는 꽃 문양이 소박하게 그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오랜 생활 경험을 통해 지혜롭게 사용했던 우리 고유의 문양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우리 문양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커다란 흙덩어리를 여러 모양으로 파내고 깎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 각기 다른 형태를 화장토로 분장 했고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기 위해 각 덩어리에 조각을 하고 원형으로 설치해 세월의 흔적을 표현했다.
현대 도예에 있어서 실험적 성향의 작품과 설치 미술적 특성은 예술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예술적 차별화 수단으로 흙과 불을 단지 설치적 재료로서 이해하고 그 표현적 범위를 확대하고자 시도했다.
도예전이라고 하지만, 완벽한 몸체를 가진 도예작품은 없는 독특한 전시회가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2일부터 12일까지 대청문화 전시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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