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찬바람 불어오면 문득… 그리워진다

'빵' 찬바람 불어오면 문득… 그리워진다

  • 승인 2006-11-01 00:00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빵 하나만 있으면 마냥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먹거리가 그리 많지 않던 그 시절에는 빵이라는 말만 들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게 할 마력이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쌀이 없어 밥을 굶는 사람이 많았다”는 말에 “그럼 빵을 사 먹으면 되잖아”라고 대꾸하는 요즘 아이들에게야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빵이 귀했던 그 시절에는 설탕 또한 어찌나 귀했던지. 각설탕 하나 갖고 마치 사탕이나 된듯이 살살 녹여 먹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그런 시절, 달콤한 크림이 들어있는 빵은 당시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였습니다. 한 입 한 입 아껴먹으면서도 금세 다 먹고 아쉬워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요즘도 겨울철이면 인기를 얻고 있는 호빵도 단연 인기였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호호 불며 먹는 재미는 겨울철 별미중의 별미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죠. 함박눈이라도 펄펄 내리는 한 밤이면 호빵의 맛은 몇 배 맛있게 느껴집니다.

빵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로 카스테라와 일명 보름달 같은 케이크류입니다. 여러분들도 기억나시죠. 카스테라와 보름달은 빵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계란과 크림이 듬뿍 든 보름달은 영양도 만점이어서 간식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국화빵은 어떻습니까. 역시 최고의 인기빵 대열에 당당히 올라 있었죠. 어쩌다 코 묻은 돈이라도 생기면 팥이 든 국화빵을 사먹고는 자랑삼아 그림일기에 국화빵을 그려 넣곤 하지는 않았나요.

그저 빵이면 좋던 그 시절. 입에 넣고 한 번 ‘부스스’ 힘을 주면 지붕이 내려앉듯 폭삭 무너지며 정체가 드러나던 일명 공갈빵도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요즘에는 거리마다 제과점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느새 밥 대신 빵이 아침상을 대신한지 오래된 것 습니다. 해질녘 거리제과점마다 구수한 빵냄새가 진동합니다. 하루 종일 새로운 빵들을 구워내는 빵집에서는 이름도 다 알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빵이 쏟아집니다. 바게트, 밤식빵, 호밀식빵, 보리식빵, 베이글, 페이스츄리 등등. 맛 또한 일품입니다.

하지만 자꾸 그 옛날의 빵 맛이 기억속에 맴도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예전보다 훨씬 예쁘고 먹음직스런 빵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아까워서 한 입 한 입 베어 물던 그 옛날의 빵 맛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것은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런거겠죠.

밥 대신 빵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빵은 이제 간식에서 주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한 빵은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인가 봅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입니다.동네 슈퍼마켓에는 벌써 김이 솔솔나는 호빵이 빵긋이 손짓하고 있습니다. 어때요. 오늘 저녁 퇴근길에 따끈한 호빵을 사다 온 가족이 먹어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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