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학 편집국부국장 |
경제문제, 북핵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면서 선거전문가들은 50만표 이내의 대격전이 될 것으로 내년 대선을 예상하고 있다. 충청도는 역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대격전이 이루어지고 충청도가 캐스팅 보트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은 뒤집어 보면 내년 대선은 영호남의 대결이 될 것이고 충청도의 향배가 어디냐에 따라 대선승패가 갈린다는 얘기다.
3김 시대로 다시 회귀하자는 것이냐는 비판이 있겠지만 이미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의 정치지형을 영호남의 대결로 예상하고 있는 듯하다. 충청도 역할론도 곁들여서 말이다. 지난 97년 대선도 그랬고 2002년 대선도 그랬다. 97년 대선에서는 DJP연대로 국민의 정부가 탄생했고 지난 대선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대세론에 안주하다가 충청도 껴안기에 실패하면서 연이어 고배를 들어야 했다.다시말하면 당시 이회창 후보는 두 번의 JP껴안기에 실패함으로써 권좌 일보 직전에서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두 번의 영호남 대결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DJ와 JP가 있었다.그후 4년여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정치전면에서는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듯하다. JP를 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3번씩이나 찾아가 도와달라는 청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통령감이 나오면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최근에 고 박정희 대통령 추모제에 참석해서 언급한 추도사의 내용과 똑같다.
DJ는 공공연히 호남정치의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소속의원들이 그의 고향방문에 동행을 했다. 그의 발언 하나하나에 민심이 출렁거린다. 지금 DJ와 JP는 멍군장군식이다. 정치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정치구심력을 시험중인지도 모른다. 또다시 영호남 대결구도로 대선이 치러진다면 그 중심에는 분명 이들의 역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충청도 상황을 보면 이웃 호남과는 달리 역할론을 기대하리 만치 사정이 녹록지 않다. 지금 충청도는 JP가 정치전면에서 물러난 이후 정치 구심점을 잃은 채 방황중이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를 두고 지역인사들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선주자들에게 줄을 대기 위해 아우성이고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끼리끼리 모여 결사체를 결성하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국민중심당을 자청하던 인사들이 한나라당 대선주자 진영에 몰려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심이다 박심이다 하면서 벌써부터 경계와 대결양상을 벌이고 있다.
JP이후 충청도 정당을 자임해온 국민중심당은 내부 갈등이 좀체 가시지 않고 갈수록 당세가 오그라들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정계개편을 주도할 수 있음에도 이당저당 기웃거리는 형국이다.
영호남은 정권을 창출하느냐 못하느냐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데 충청도는 마냥 쪽박깨지는 소리만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97년 대선에서는 공동정권을 일궈냈고 2002년에는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키며 행정도시를 대가(?)로 받아냈다. 하지만 충청도는 지금 그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다. 충청도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이번 만큼은 아무래도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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