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나 몰라라’에 교육청 ‘애간장’

절반부담 원칙 불구 지급 안돼 교육재정 ‘구멍절반부담 원칙 불구 지급 안돼 교육재정 ‘구멍’
주민부담금 환급소송 잇따라 지자체 해결 요원

지자체가 부담할 택지개발 지구내 학교용지 매입비용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현행법상 일정비용을 시도가 부담토록 된 학교용지 매입비용을 지자체가 ‘나 몰라라’하는 바람에 교육청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지방교육재정에 구멍이 뚫린 요인 중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올해 국회의 대전 및 충남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는 최대 이슈로 부상했고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자체로부터 받아야 할 학교용지 매입비용 확보대책을 마련하라고 시도교육청에 촉구했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은 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학교용지 매입비 책임은=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지자체는 택지개발지역내에 학교를 신설할 때 학교터를 사들이는 비용의 절반을 부담토록 하고 있다.

300세대 이상의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자는 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해 수립하는 계획에 학교용지의 조성, 개발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켜야 한다.

지자체 외에 주공이나 토공, 민간기업 등 개발사업시행자가 택지를 개발할 때도 300세대 이상 입주시는 학교용지를 시도에 공급하고 시도는 이를 확보해 시도교육비 특별회계 소관의 공유재산으로 하도록 돼 있다.
이 경우 시도가 학교용지를 확보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는 시도의 일반회계와 교육비특별회계가 각각 절반씩 부담토록 돼 있다.

이는 시도가 택지개발로 300세대 이상 입주시킬 때 새로운 교육수요 발생에 대한 책임도 있고 개발에 따른 취득, 등록세 등을 거둬들이므로 신설학교에 대한 학교용지 확보를 교육당국과 공동부담토록 한 것이다.

▲지자체의 비협조=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학교용지 매입비용 중 지금까지 부담하지 않은 액수는 대전시가 480억여원, 충남도는 585억원으로 나타났다.

결국 대전과 충남교육청은 택지개발로 생겨난 교육수요로 인해 신설되는 학교부지 중 지자체가 부담비용을 제대로 주지 않자 일단 교육예산을 투입해 땅을 확보하는‘고육지책’을 써오다 교육재정만 악화시킨 원인이 됐다.
열악한 교육재정 형편상 시도교육청이 기채를 발행중인 점을 고려하면 결국 지자체 부담분의 이자까지 내고 있는 꼴이다.

그럼에도 마땅히 받아야 할 돈을 위해 행정소송 등 맞대응도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 것이 시`도교육청의 현재 모습이다. 지자체가 알아서 처신해 주길 바라는 형국이다.

▲지자체 부담분 해결되나=지자체가 내놓아야 할 학교용지부담분이 당장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자체도 예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교부된 액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과거 학교용지부담금을 입주자가 부담토록 한 구법이 일부 위헌결정되자 해당 주민들의 학교용지부담금 환급소송이 이어지면서 자자체들이 환급금 준비로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충남도는 현재 학교용지부담금 징수분이 40억원 정도 있으나 이마저 전액 환급금으로 편성해 놓아 교육청에 교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전시는 금년 추경때 55억원을, 내년에 30억원을 마련해 시교육청에 주겠겠다는 입장을 시교육청과의 정책협의에서 밝힌 상태다.

대전 및 충남교육청은 10월 국감때 일부 국회의원들이 회수방안에 대한 추후 대책안을 마련해 보고할 것을 요구하자 지자체의 협조를 이끌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최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