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3, 4차전은 꼴찌 팀 한화 같았다.
7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한화가 1차전에 이어 3, 4차전을 삼성에 연이어 내주며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기아와 현대를 잇달아 물리치고 잘 나가던 한화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막혀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이다.
한화가 이틀 연속 삼성에 패한 중요한 요인은 투수교체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선발 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셋 업 투수를 내보낼 정도로 투수 컨디션에 민감했다.
반면 김 감독은 원래 한번 믿음을 준 선수에 대해서는 제 기량을 올릴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는 강한 뚝심이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쉬운 패배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실제 김 감독은 4차전이 치러진 27일 6회 초 양준혁에게 1루타를 맞은 선발 류현진을 빼고 문동환을 올렸다.
문동환은 7회에 조동찬에게 1타점 적시안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이틀 전 2차전에서 3이닝을 던진 탓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문동환은 이어진 8회 초에선 진갑용의 투수 희생번트에 볼넷으로 출루한 박진만이 후속타자의 힘을 빌려 2루에서 3루까지 진루해 실점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문동환을 내리지 않고 고수하다 결국 연장 10회 초에 역전 2점을 허용했다. 반면 삼성은 이날만 선발 전병호를 시작, 무려 6명의 투수를 갈아치웠다.
전날 3차전 역시 선발 최영필에 이어 권준헌, 구대성으로 이어지는 투수교체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날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또 하나는 타선에서 출루 의지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경기는 큰 것 한방으로 해결된다는 속설이 있지만 찬스를 잡았을 때에는 홈런 보다 단 타성 밀어내기 안타가 몇 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 한화는 3,4 차전에서 박빙의 승부를 유지하다 2번의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자가 공격의 연결 고리를 잇지 못하고 빈타에 허덕였다.
한마디로 출루의지 보다는 홈런에 치중했던 결과다. 다른 하나는 투수의 노쇠화다. 물론 한화에는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등의 굵직한 투수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세월은 거스를 수 없다.
한화의 경우 ‘투수의 왕국’ 삼성은 물론 다른 구단에 비해 연령대가 훨씬 노쇠화 됐다는 점에서 한화의 ‘젊은피’ 수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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