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석 정치행정부장 |
정부의 새로운 신도시 구상안은 인천 서구 검단 당하`원당동 일대 550만평에 성남 분당신도시(594만평)와 맞먹는 도시를 조성, 주택 7만~9만가구를 지어 인구 20만~30만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2008년말쯤 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거쳐 2010년쯤 아파트분양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또 파주신도시를 종전 284만평에서 200만평 정도 추가해 480만평 규모의 대형 신도시로 개발하기로 했다. 일산신도시(476만평)와 비슷한 규모로, 주택 7만~8만여가구를 지어 인구 20만~22만명을 수용한다는 게 건설교통부의 방침이다. 이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밝힌 ‘수도권 집값 잡기용’신도시 구상안인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강공 일변도의 정부 부동산정책이 지방의 집값만 잡았을 뿐 오히려 수도권의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에 신도시가 새롭게 건설되면 수도권의 신도시는 현재 진행 중인 판교, 동탄, 김포, 파주, 광교, 양주, 송파, 평택을 비롯해 모두 9곳으로 늘게 된다. 새롭게 들어설 신도시를 포함 이들지역에 들어설 주택은 46만여가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당 3.4명이 생활한다고 가정 할 때 대전보다 큰 156만여명에 이르는 신도시가 수도권 인근에 들어서는 셈이다.
참여정부는 출범과 함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신행정수도 건설과 수도권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했다. 수도권의 비대현상을 막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득권층 및 수도권 자치단체의 반발과 관련기관의 소극적 자세로 인해 신행정수도 건설을 제외한 수도권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시들해졌고,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 형국을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아래 또 다시 수도권에 신도시 개발을 추진,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림은 물론 정부정책의 일관성마저 잃게 됐다.
더욱이 수도권 인근의 신도시 건설추진은 수도권의 ‘공룡화’를 초래할 뿐더러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현재 한국의 수도 서울은 ‘동맥경화’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 중앙행정기관의 72%, 정부출자기관의 85%, 정부연구기관의 70%, 100대 기업의 95%가 몰려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또 다시 수도권에 신도시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니 아이러니 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집값의 상승을 막기보다는 오히려 지방주민들의 수도권 유입을 더욱 가속시켜 집값 상승만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8.31부동산대책’을 발표 주택가격의 안정을 꾀하려 했으나 이 같은 처방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고, 오히려 수도권의 집값만 상승시키는 역작용을 초래했다. 실제 관계당국은 분당이나 평촌 등 신도시를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리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은 빗나갔고, 오히려 집값이 올라가는 기현상을 낳았다. 약발이 받지 않은 셈이다.
신도시를 개발하게 되면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방의 인구가 몰려들어 더욱 수요가 늘어남으로써 집값이 뛸 가능성이 크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수도권 인근에 추진중인 신도시 건설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핵심과제를 무산시킴은 물론 수도권을 돌이킬 수 없는 딜레마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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