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주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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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주는 희망

<목요세평>

  • 승인 2006-10-26 00:00
  • 김중겸 건양대 석좌교수김중겸 건양대 석좌교수
케네디는 대통령이 된 다음에 충격을 받았다. 1961년에 취임하여 전국을 돌아 다녔다. 못 사는 사람들의 실상이 너무 비참했다. 그는 가난을 모르고 살았다. 부자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할아버지는 그렇지 않았다. 18세기 중반 태어난 땅 아일랜드를 떠나 올 때는 비참했다. 무일푼으로, 겨우 배삯만 달랑 지닌 채 미국행 배를 탔다.

굶주림에서 벗어나려고 주린 배 움켜쥐며 온 뱃길이었다. 1847년부터 영국의 식민지 아일랜드에 역병이 돌았다. 감자가 말라 죽었다. 식량이란 오직 감자뿐이었다. 흉년과 기근이 휩쓸었다. 돈도 없었지만 감자 자체가 없었다. 길거리로 나 앉아 죽어 갔다.

역사상 유명한 감자 대기근(The Great Hunger)이었다. 인구 800만 명이 400만 명으로 줄었다. 100만 명은 아사했다. 300만 명은 이민을 갔다. 공장의 일손이 부족한 영국의 노동자가 되었다. 꿈의 나라 미국행 배를 탔다. 2006년에야 원래 인구로 회복되었다.

케네디는 비로소 고국과 조상의 아픔을 알게 되었다. 대선 구호 뉴프런티어를 수정했다. 빈곤추방에 중심을 두었다. 1963년 암살을 당한 후 존슨이 뒤를 이었다. 위대한 사회를 내 걸었다. 가난 없애기였다.

한국인에게 춘궁기가 사라진 지 채 30년이 안 된다. 가난을 모르고 산다. 주변에서도 볼 수 없는가? 눈을 떠야 보인다. 빈곤층이 315만 명이나 된다. 빈곤 위험층은 86만 명이다. 열 둘 가운데 한 사람이다. 눈을 더 크게 떠 보자. 지구촌 전체를 보자. 63억 명이 살고 있다. 이 중에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몇 명일까? 10억이다. 2달러 미만은? 15억이나 된다. 모두 25억 명, 40%다.

사회복지정책은 산업혁명에 뒤진 독일제국이 선구자다. 노동자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1883년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건강보험을 도입했다. 이어서 산재보험과 노령폐질연금을 순차적으로 시행했다. 미국은 1935년에 사회보장법을 만들었다.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장하는 복지국가의 전형을 만들었다. 스웨덴은 그 후다. 경제가 지탱하지 못했다.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가난은 범죄와 테러와 전쟁의 씨앗이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아메리카나 유럽이나 똑 같다. 문제의 심각성은 해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일은 하지만 여전히 궁핍하기만 한 계층도 증가일로다.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은 개인차원의 과제가 아니다. 엄두를 내지 못 한다. 내일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는 어떻게 될까? 잘 사는 사람들과 못 사는 사람들로 양극화된다. 격차사회가 현실화되고 있다.

살만한 쪽에서는 입을 다문다. 내 일이 아닌 듯 여긴다. 진보라 칭하는 쪽에서는 너도나도 한 마디씩 한다. 제 것 나눠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오직 입으로만 떠든다. 도움이 되지를 않는다. 훼방꾼이다.

복지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갖게 하는 것이다. 능력이 모자라거나 없는 사람에게는 교육훈련을 통하여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업을 북돋워야 한다. 묶고 옥죄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서도 기본수요에 미치지 못 하는 개인이 생긴다. 여기에서 복지수요가 나온다. 최저한의 생활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주거, 영양, 보건, 교육에 대한 배려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금 많이 내는 세상은 불가피하다. 번 돈에 비례하여 낼 수밖에 없다. 함께 살기 위해서다. 탈세와 세원의 누수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면밀하게 재정비되어야 한다. 그래야 정직한 납세자가 납득한다.

우리는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꿈꾼다. 가난으로 인한 사회적 배제의 배제다. 나누어 보탬은 자발적 의무다. 올 노벨 평화상은 무담보 소액대출의 창시자에게 돌아갔다. 가능성을 일깨운다. 희망의 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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