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근 동대전고 교장 |
인생은 여행길이다. 여행을 하는 것은 길을 가는 것이요, 목표를 정해 가는 것이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인 인생이란 긴 여행길이다. 요즈음 사는 인간은 자연 속에서 80여년 살다 가는 나그네다. 불교에서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경구가 있듯이 온전한 주인은 못되는 모양이다.
인생의 여행은 출생과 동시에 시작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고, 생각하고, 깨닫고, 만나고, 경험하고, 사랑한다.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육체적 아름다움은 시들고 사망으로 생(生)을 마감한다.
여행은 즐거운 시간이다. 여행의 시간은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여행은 시야를 넓히고, 견문을 확대하며, 정신세계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다. 미처 모르는 세계를 체험하는 만남의 시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즐거워한다.여행은 정신을 살찌게 하는 좋은 시간이다.
여행의 시간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주는 시간이요, 쫓기는 생활에서 잠시나마 일을 잊어버리는 시간이다. 그리하여 어떤 현자(賢者)는 여행은 자신을 비움이요, 남과의 나눔이요, 느림의 철학이라 했던가?
나의 인생 여행길은 어린 시절 빈곤과 한국 전쟁의 격변하는 시기로 출발해 지금은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나의 삶을 자연 산하(山河)에 비유하면, 신록의 계절 5월처럼 녹음방초로 활기찬 시기가 지나가고, 아름답게 물든 단풍처럼 이런 저런 생각을 수용하는 직장인의 빛깔을 거쳐 이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경륜이 쌓이면서 나의 인생 여행길에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첫째, 배움과 가치관 선택이다. 배움은 태어나면서 시작하는 길이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배우며 살고 있고, 나머지 인생도 평생학습을 하면서 생활하려고 한다. 가치관 선택은 자유민주주의, 긍정적 사고, 열린 사고, 봉사하는 마음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둘째, 직업 선택의 중요성이다. 농부의 자녀로 태어나 산과 들을 가슴에 품으며 농촌을 이해하고, 철도원의 생활을 통해 공직과 여행을 만나고, 어려서부터의 꿈을 현실화시켜 이제 교직의 길을 걷고 있다. 가르치면서 글을 써서 남기고 싶어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후회 없는 선택의 길에서 이제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사회에 봉사하며 살려 한다.
셋째, 배우자 선택은 나의 부족함을 채워 줄 사람을 만났다. 배우자와의 생활은 자녀를 낳고 가족의 건강, 성실, 자립을 실천하며 생활하고 있다. 나는 몸이 허약하니 건강을 위해 애를 써야 한다. 이 모든 인생의 여행길에서 그동안 함께 해 왔고 또 앞으로 함께 할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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