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철 한남대 국방전략연구소장 |
이러한 상황전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의 핵실험문제에 대한 기술적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1차 핵실험에서 최소한 히로시마급(15kt) 정도 이상의 위력을 지난 핵폭탄에 대한 실험을 의도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타국의 사례를 보면 대규모 실험, 중규모 실험, 소규모 실험의 순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규모가 큰 실험일수록 성공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에 미리 통보한대로 4kt을 계획할 정도로 북한의 기술수준이 앞서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계획대로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주변국들에 의해 측정된 규모는 0.2~0.8kt 였기 때문이다. 폭발은 일어났기 때문에 신뢰도 테스트에서는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러시아측에서는 완벽한 실험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성능테스트의 관점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북한은 왜 고난도 기술인 소규모 실험을 계획했을까? 이는 북한이 여러번의 실험에 충분한 정도의 플루토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 양은 30~40kg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번 실험에 6~8kg의 플루토늄이 사용되기 때문에 북한은 다른 나라의 경우처럼 서너번의 핵실험을 연속적으로 시행할 여유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최대한 2회의 핵실험을 할 준비정도만 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1차 핵실험의 부분적인 실패의 원인을 북한이 단시간 내에 파악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은 최초 원폭 개발시 고폭실험을 2500회 실시했었고, 북한은 138회 실시했다. 따라서 북한의 138회 고폭실험은 충분한 준비가 되지 못할 수 있다. 관계전문가에 의하면 핵실험시 고폭장치의 설계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수퍼컴 같은 고성능 컴퓨터가 있어야 원인을 빨리 파악할 수 있으나 북한에 이런 장비가 있다고 추정하기 힘들다.
백만분의 1초 사이에 일어나는 핵분열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한 측정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 성공을 노동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하지 못했던 것은 위와 같은 기술적인 실패의 부분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정황에 비추어 볼때 지난주 미국과 일본에 의해 포착되었던 북한의 2차 핵실험 징후는 북한의 의도적인 자작극으로 보여진다. 북한이 2차실험 준비를 미리 해놓지 않았다면 새로운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2~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1차실험의 부분실패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북한은 지금 시간끌기 협상용으로 2차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표명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은 단기간 내에 또는 장기적으로 2차 핵실험을 할 것인가? 만약 앞으로 북한의 기술적 능력측면에서 준비가 되어도 현재의 대북제재조치가 실효성이 있다면 정치적 측면에서 북한은 2차 실험을 유보하고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기술적인 측면과 정치적인 측면에 대한 상황 분석을 종합해 본다면 현재의 2차 핵실험징후는 시간을 끌면서 단기적으로는 국제사회의 반응을 떠 보고 협상과정에서의 위치를 높이려는 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미국이 양보할 가능성이 적고 몇 달 후에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극복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핵실험을 강행 하리라고 보여진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