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뒤의 ‘떠넘기기’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인사뒤의 ‘떠넘기기’

<기자수첩>

  • 승인 2006-10-23 00:00
  • 이희택 정치행정부 기자이희택 정치행정부 기자
▲ 이희택 정치행정부 기자
▲ 이희택 정치행정부 기자
지난 7월 민선5기 출범 후 4개월 동안 5개 자치구는 모두 22회에 걸쳐 900여 명의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이는 자치구 전체 공무원 수의 4분의 1(약25%)에 해당하는 수치로, 대규모 인사이동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공무원들은 전`후임 간 인수인계 및 업무파악, 조직정비 등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그러나 민원인에겐 구청의 인사 이동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보직을 금방 새로 맡았다는 것이 민원인에게 불편을 주거나 더 기다려야하는 이유는 못 된다.

보직이 새로 바뀐 공무원에게선 “인사발령을 받은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업무파악을 다하지 못한 상태”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기 십상이다. 구청을 출입하는 기자들도 자주 듣는 말이다.

문제는 900여명의 인사발령자 중 약70%가 7월에 집중됐음을 감안할 때, 3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이 말이 되풀이되고 있음이다. 물론 담당자가 이런 답변을 할 경우, 상급자를 찾아가면 대부분 만족스런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한발 더 뛰면 그만이지만, 상급자가 출장 또는 회의참석 중일 경우는 참 난감하다.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할까? 일부러 답변을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최근 여러 가지 고민 속에서 며칠 전 한 공무원은 이와 관련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의 답변은 다소 의외였다. “자신만 그 상황을 빠져나가면 된다는 ‘떠넘기기식 관행’이 공직사회 내부에 뿌리깊게 박혀있다”는 것이다.

순간 그동안 웃는 얼굴로 이해를 구했던 해당 공무원들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보직이 변경된 공무원이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면 보통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한 자치구 인사담당자의 말을 믿고 싶다.

6개월 후라면 내년 1월이고, 또 한 번의 정기인사가 진행되는 시기다. 그때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외부에 대응하는 활기찬 공직사회 분위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3.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4.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5.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1.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2.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3.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4.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5.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의회승인' 쟁점될까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