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택 정치행정부 기자 |
그러나 민원인에겐 구청의 인사 이동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보직을 금방 새로 맡았다는 것이 민원인에게 불편을 주거나 더 기다려야하는 이유는 못 된다.
보직이 새로 바뀐 공무원에게선 “인사발령을 받은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업무파악을 다하지 못한 상태”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기 십상이다. 구청을 출입하는 기자들도 자주 듣는 말이다.
문제는 900여명의 인사발령자 중 약70%가 7월에 집중됐음을 감안할 때, 3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이 말이 되풀이되고 있음이다. 물론 담당자가 이런 답변을 할 경우, 상급자를 찾아가면 대부분 만족스런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한발 더 뛰면 그만이지만, 상급자가 출장 또는 회의참석 중일 경우는 참 난감하다.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할까? 일부러 답변을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최근 여러 가지 고민 속에서 며칠 전 한 공무원은 이와 관련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의 답변은 다소 의외였다. “자신만 그 상황을 빠져나가면 된다는 ‘떠넘기기식 관행’이 공직사회 내부에 뿌리깊게 박혀있다”는 것이다.
순간 그동안 웃는 얼굴로 이해를 구했던 해당 공무원들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보직이 변경된 공무원이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면 보통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한 자치구 인사담당자의 말을 믿고 싶다.
6개월 후라면 내년 1월이고, 또 한 번의 정기인사가 진행되는 시기다. 그때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외부에 대응하는 활기찬 공직사회 분위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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