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나는 그대에게 글을 씁니다. 엄연히 직함이 있음에도 그대라는 대명사를 사용함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대라는 일반적 의미는 “너”라고 할 사람을 대접하여 일컫는 말이고 또한 애인끼리 당신이라는 뜻으로 정답게 일컫는 말이기도 하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끔은 님자도 붙이겠습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릴 모든 것은 그대는 잘 알것 입니다만 그래도 쓰겠습니다.
국방부 장관님, 얼마전 간첩 잡았다는 소식에 놀란 사람 많았습니다. 언제 부터인가 간첩이 없는줄 알았습니다. 금강산 관광보내 돈 보태줘, 개성공단 조성으로 돈벌게 해주고 쌀 달라, 비료 달라, 염치도 없이 이것 저것 손 내밀면 얼씨구나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 저기서 앞 다투어 갖다 바쳤으니 그 재미에 간첩내려 보낼일 없으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내려보냈습니다.
그간 못잡았다. 못잡는다, 아니 안잡는다는 말은 사실인 듯 합니다.
장관님!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은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뭣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는 혼란 이었지요. 여기에 바다이야기는 정신적 공황입니다. 정말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1억을 모으려면 30만원씩 30년을 모아야 1억인데 바다이야기는 “조”단위로 놀았습니다.
이게 어디 세상입니까? 참으로 세상 야속합니다.
그대여! 더 속상한 것이 있습니다. 소위 작통권 이라는 것입니다. 여기다 핵실험까지 했으니 이를 어찌 해야 합니까. 처음 작통권 얘기가 나왔을때 나는 가짜 명품의 짝퉁을 잘못 발음한 것인줄 알았습니다. 그대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작통권에 대한 내용을 전개 하는 과정에서 정의가 무엇인지 정확한 설명이 부족하여 갈팡 질팡 다음날 신문에 다시 해명 한 것을 보면 국방장관이 맞는가, 의심이 들었습니다. 내가 짝퉁 인줄 착각한 양반이었습니다.
장관님! 자주라는 미명아래 작통권을 행사하면 이땅에서 미군의 존재 가치는 없어질 것입니다. 북쪽에서 그토록 주장 하고 부르짖던 대로 철군하면 그나마 버티던 전쟁 억지력도 사라질것이 뻔한일. 언젠가는 호전적인 북한은 제2의 6.25의 빌미가 안될지요. 왜 국민들을 불안으로 몰아갑니까?
혹 저의가 있습니까? 장관님을 비롯한 무슨 위원회, 걸핏하면 민족과 자주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그대를 통해서 묻습니다. 우리와 북한이 말하는 민족과 자주의 개념 차이는 어떠한지…. 장관님. 혹 이런말 들어본적 있습니까? 북.남 통일이 되어가고 있다는말. 그냥 넘길 말이 아닌줄 압니다. 이제 우리는 핵 우산 밑에 살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생화학무기도 있습니다.
북한은 그야말로 막강한 군대입니다. 전쟁의 미학은 승리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승리가 제일이라 해도 핵으로 인한 민족의 공멸은 뻔한데 승리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단 0.01%라도 전쟁은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작통권 환수로 미래는 알수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불안합니다. 그들이 부르짖는 우리 민족끼리 우리는 하나다 라고 외치는 구호속에 취해 있지 않은지요.
그동안 그대를 비롯한 무슨 연대, 위원회 사람들을 북쪽의 대변인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장관님! 이제 용감하십시오. 그대는 장군 출신입니다. 용장답게 “아니 되옵니다” 라고 강하게 얘기했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 자리를 걸고 참 미래를 위해 강하게 말 해 보십시오. 핵 실험 후에 이땅엔 그대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그대가 용장 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들이 스스로 감당 할 수 있는 힘이 있을때까지 작통권을 연장하라고 용감하게 말하십시오. 그래도 안되면 그 자리를 떠나십시오. 그 자리는 그대의 자리가 아닐것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