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야, 지난 번 반기문장관이 유엔사무총장에 임명되었을 때 난 누구보다 반가웠다. 한국사람이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중요한 외교문제나 안보를 결정하고 지휘하는 수장이 된 것이다.
특히 넌 외국에 나가 공부하는 입장이니 더욱 그렇게 느꼈으리라 믿는다. 외국에 나가 공부해보니 자신의 행동 하나 하나가 그 나라의 얼굴이더라는 네 말이 생각나는구나. 지난 번 황박사 줄기세포 허위 논문 사건 때에도 같은 국민이라는 이유로 창피했었다는 말도 떠오른다. 반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임명은 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너도 든든한 기둥을 얻은 것과 같은 것이다.
뉴욕 해변가에 검은 유리창이 햇살에 유난히 빛났던 유엔 건물. 지난 번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배 안에서 유엔본부 건물을 배경으로 우리 둘이 사진 찍었던 거 기억난다. 그곳에서 한국 사람이 차기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나라의 경사며 우리 가슴에 자부심을 높여주는 역사적인 일인 거 같다.
원희야, 어쩌면 반장관 소식보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더 궁금할지 모르겠구나. 이 역시 유엔사무총장의 수장이 우리나라 사람이니 더 잘 해결되리라 믿는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로 체제유지를 선택하는 것은 고립 뿐 아니라 국가 존재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첫 실험의 보도 후에도 한국은 차분했다. 흔히 염려되는 사재기 행동이나 우왕좌왕은 없었다.
원희야, 불안해 할 필요 없단다. 너도 그냥 지금처럼 네 자리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다. 경제제재 만으로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수도 있고 위험을 제거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세계적인 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인재가 더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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