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점식 ‘카리아티드’ 1971 |
구상과 추상 넘나드는 균형 보여
1950년대 국내 미술시장은 구상미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과감하게 추상미술로 화단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었던 작가가 있다. 바로 정점식 화백. 그런 그의 화력은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최초 시작 지점과 전개, 오늘의 상황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정 화백은 보이는 것을 그리기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대상의 본질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다. 90세를 맞이한 지금도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여전히 붓과 연필을 놓지 않고, 철저한 작가정신을 바탕으로 구상과 추상의 조형의 틀을 넘나들고 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추상과 구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동양의 서체 전통과 서양의 추상화가 적절히 배합해 균형의 예술이 묻어난다.
정 화백은 화가와 동시에 뛰어난 저술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의 작업과 동시대의 미술경향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담은 그의 에세이는 모두 4권이 출간됐으며,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참고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화업이 먹을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은 우리나라 추상의 정체성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러한 측면에서 1회 개인전에 대해 아동문학가 마해송씨는 ‘묵화를 기법으로 그린 한국적인 서양화’로 평가한다.
작품에서 대상을 추상화시키다가 급기야 화면에서 대상이 사라지는 경향으로 점차 깊이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정점식 작품전은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5전시실에서 열리며 정 화백의 작품과 자료 80여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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