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능선마다 단풍이 든 사람들
그네들 발길따라 몸살하는 가을은
눈으로 만져다오 목을 뽑아 외치고
산도 타고 바람도 타고 사람도 타네
-우이동 시인들의 합작시
‘북한산 단풍’중에서
여름내 푸르렀던 나무들이 붉은 색으로 곱게 치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야흐로 가을산행의 또 다른 재미를 더해주는 단풍철입니다. 이맘때 가을산은 붉디붉게 타오릅니다. 층층 암봉마다 형형색색으로 뭇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가을산은 온통 불을 지펴 놓은 듯 울긋불긋 타오르고 있는 말 그대로 만산홍엽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올해는 단풍이 곱게 들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산, 저 산 얼마나 단풍이 예쁘게 들었나 습관처럼 둘러봅니다. 솔직히 아직은 아닌 거 같습니다. 한 주일정도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기상소식에 둔하다가도 단풍시즌만 되면 언제쯤 산에 올라야 단풍의 제 맛을 느낄 지 꼭꼭 챙기지는 않나요. 가을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은 산자락마다 단풍들의 향연으로 눈부시도록 찬란한 가을 산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는 않나요.
코끝을 스치는 단풍 향기는 뭇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이런 말 아시죠. 저무는 것들은 아름답다는 말. 아마도 제 몸을 불살라 온 산을 물들이는 단풍을 두고 그랬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언어의 마술사 시인들은 단풍 찬양에 주저하지 않는 거 아시죠.
그럼 단풍하면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명소 중의 명소를 꼽을라치면 설악산 마등령` 만경대` 대청봉, 오대산 월정사~상원사 구간, 치악산 구룡사 계곡, 가야산 송유동 계곡, 지리산 뱀사골`피아골, 내장산 등지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맞죠. 하지만 대전 근교에서도 꽤나 유명한 단풍 명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계룡산과 더불어 용봉산, 팔봉산, 흑성산, 진악산 등이 바로 그곳이죠. 등잔 밑이 어둡다는 사실을 또 한 번 확인했겠죠.
계룡산은 조용한 산줄기 곳곳에 암봉, 기암절벽, 울창한 수림과 층암절벽 등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입니다. 여러분들은 가까이서 계룡산을 접하다 보니까 진면목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이번 주말 계룡산에 올라가서 꼭 확인해보세요.
또한 ‘충남의 알프스’라고 하는 칠갑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차령산맥에 속하며 북쪽 한티고개를 지나 동쪽에서 대덕봉, 명덕봉, 정혜산으로 이어지는 단풍은 가히 일품입니다. 인자요산 지자요수(仁者樂山 知者樂水). 올해 단풍이 지기 전에 사랑하는 연인, 가족과 함께 단풍의 향에 한 번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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