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근 한전전력연구원 원자력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 |
결코 유쾌하지 않은 소식이나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국가경쟁력의 평가 요소의 일부인 과학기술수준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력은 국가경쟁력을 견인하고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 동력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수준이 높이 평가받은 것은 연구개발 인력, 발명특허 생산성, 기업의 기술혁신능력, 연구개발비 투자, 정보통신기술 수준 등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연구개발예산은 2000년 이후 6년간 연평균 14% 증가하여 국가 전체 예산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증가율에도 절대 규모면에서는 주요 선진국인 미국의 16분의1, 일본의 7분의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R&D 투자 확충과 병행하여 국가 R&D사업의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종합적인 전략 로드맵을 마련하고 R&D 성과 종합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R&D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 한다.
이 같은 정부 차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인들의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우선, 범국가적으로 추진되는 각 분야의 기술개발 로드맵을 비롯한 효과적인 R&D 전략 수립이 기본이라 하겠다. 전략 수립에 참여하는 과학기술인들이 기관 이기주의나 백화점식 나열에서 탈피하여 한정된 재원으로 기술 혁신이 가능한 실효성있는 전략이 수립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립된 R&D 전략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과학기술인의 책임이 그치는 것이 아니며 R&D 결과가 활용되고 우수한 성과가 도출되도록 해야 한다. 적지 않은 과학기술인들이 수요 지향적이기 보다는 기술 주도형 R&D를 선호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기술 자체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으며 기술혁신 실패 사례의 주요 요인이 R&D와 다른 부문의 연계 부족이라는 것이 수요 지향적 R&D의 중요성을 강변해 준다. R&D 결과 활용이 미진한 사유의 43.7%가 결과 활용을 염두에 두지 않은 연구 수행이라는 과학기술부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R&D도 마케팅이 필요하며 마케팅의 기본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교감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R&D에도 브랜드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해 본다.
이미, 과학기술부에서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Top Brand Project 발굴 및 추진’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필자가 속한 한국전력에서도 기술혁신 브랜드를 공모한 바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한 R&D 결과의 브랜드화로 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2010년까지 국방`생명의료`우주`에너지 분야에 연방정부예산을 2배로 증액하기로 했고, 일본도 2010년까지 25조 엔을 BT`NT`IT`환경 등의 R&D 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며 중국은 2020년까지 우주`BT 등 8대 분야에 9000억 위안을 투입하여 첨단기술을 개발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세계는 지식기반 경제의 급속한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의 주요 경쟁국들은 과학기술혁신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은 올해보다 10.5% 증가한 9조 8443억원으로 편성되었으며 지난 3년간 R&D투자 증가율이 정부 총지출 증가율의 1.9배에 달한다. 이 같은 정부의 의지와 더불어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합심할 때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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