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當身)’이 있는 그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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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當身)’이 있는 그림 이야기

  • 승인 2006-10-17 00:00
  • 이상준 큐레이터이상준 큐레이터
▲ MBC금강미술대전 2005대상작가초대전 ‘박경범’/ 10. 13 ~ 22/ 대전시립미술관
▲ MBC금강미술대전 2005대상작가초대전 ‘박경범’/ 10. 13 ~ 22/ 대전시립미술관
오묘한 색채와 형상으로
보는 이의 감정이입 꾀해





미술사학자들은 회화의 원류(源流)를 원시시대 동굴벽화로 보고 있다. 이 동굴벽화는 문자가 발전하기 이전에 그림으로서 기록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하여 왔다. 이후 회화가 궁극적인 형태를 갖춰갈 때 서유럽에서는 회화의 중심에 인물화가 등장한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이 신화나 종교로서 내용을 해석하고 전파하는데 그림이 용이한 방법이었고, 사실적인 배경 속에서 실존 인물로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등장한 인물은 사상적인 진실성과 실존(實存)화 되어 요하는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인물화는 회화로서 표현 목적과 내용에 따라 초상화` 신화화 `종교화 `역사화 `풍속화 `누드화` 기록화 `풍자화 `전쟁화 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단지 인물화가 대상자의 사실적인 묘사에 치우치지 않고 등장인물의 지위, 성격 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으로는 표정, 의상, 배경, 소품 등이 같은 화면에 등장함으로써 회화적인 완성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사용된 배경은 정물화, 풍경화로 독립적인 요소로 분화되기도 한다. 그럼에 우리는 세계의 명화들 중 인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유한한 단계를 통하여 의문을 해결하는 알고리즘(algorithm)으로 유추(類推)하여, 당시의 사회, 문화, 경제, 인물을 현시대에 존재하는 인물로 끌어내는 것이다.

돌려 말하면 화가는 현존하는 인물이나 가상의 인물을 분석하고 재해석하여, 화면으로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젊은 화가 박경범의 인물화를 이야기 하려한다.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것을 미적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그 중심에 인물이 있어 감상의 편린(片鱗)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전 작품은 주로 인물과 풍경의 사실적인 표현으로 서술적인 방법을 사용하였다. 아름다움을 갖춘 누드나 인물의 동세, 의상을 통하여 그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냄으로써 ‘누구일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뿐이었다.

그 후 작품의 인물들은 일상에서 접하는 그 누군가가 아닌 ‘당신(當身)’을 찾을 수 있는데, 당신이 느낄 수 있는 오묘한 감정에 대한 색채와 형상들이 배경으로 존재하면서 감정이입을 꾀하는 형태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지극히 박경범은, 작가나, 제작자로서 감상자에게 감상의 기회를 부여 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결국 하나의 관념이 다른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연상(聯想)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보여 지는 작품은 그 연상하는 수고 또한 벗어나, 회상(回想)을 통한 공감을 이끄는 ‘memory’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현대 문명이 보여주는 매체의 대중성과 다중성에서 다시각적인 요소를 융합하는 새로운 형태를 갖게 된 것 같다. 이러한 구성은 한 인물이 존재함을 증명하는 모든 또는, 일부의 삶 자체이며 자취인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가지고 작가는 주관적인 미적 형상과 사상을 내포함으로써 미적대상의 주체를 자신에게 되돌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2006 MBC금강미술대전에서 전년도 대상 작가를 초대하여 개최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서 제5회 박경범 작품전은 아름다움과 일반적인 것, 그리고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들이 다양하게 한자리에 펼쳐지고 있다. 아마도 나는 박경범 작품전이 ‘당신’이 직접 생각하는 좋은 전시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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