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매자 감독 |
“단원들 수준높아 전국최고 무용단 가능성
쉽고 재미있는 시민위한 공연 만들고 싶어”
김매자는 누구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난 김매자는 12세 때 처음 춤과 인연을 맺은 후 부산과 서울에서 계속 우리의 전통음악과 춤 무대기법을 익혔다. 이후 한국춤의 대가들에게서 전통무용의 핵심을 이루는 궁중무용과 불교의식무용,그리고 민속무용과 무속춤 등을 두루 공부했으며 무형문화재 제 27호인 한영숙류 승무의 이수자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무용과 재직중에 후진들을 양성하면서 전문무용그룹인 ‘창무회’를 창단했고 한국최초의 무용전용 소극장인 창무춤 터를 만들었으며 한국무용의 국제 무대 진출을 위해 꾸준히 해외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그 후 무용페스티벌, 무용연구 단체등을 만들어 한국 무용 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으며, ‘꽃신’, ‘춤본’, ‘심청’, ‘하늘의 눈’등의 창작작업으로 세계적인 댄스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안무자와 춤꾼으로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순회공연을 한 그의 ‘심청’은 올해, 무용인들의 ‘꿈의 무대’라 일컫는 프랑스 리옹의 ‘메종 드 라 당스’에서 유럽인들을 홀려 심사위원 최고상에 빛났다는 평을 받았다. 오는 11월에는 한`불 수교 120주년기념으로 ‘프랑스 현대 무용의 대모’ 카롤린 칼송과 함께 ‘느린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서울과 프랑스에서 공동공연을 할 예정이다.
다음달 10·11일 양일간 선보일 제42회 대전 시립무용단 정기공연 객원 안무가로 김매자(63·`사진) 창무회 총 예술감독이 선정됐다. 대전 시립무용단이 외부 객원 안무가를 초청, 무대를 준비하는 것은 지난 1991년 조광자씨에 이어 김 감독이 두 번째다. ‘한국 창작춤의 개척자’, ‘대가(大家)’로 불리는 김씨가 시립무용단과 함께 작업을 한 것은 처음이다.
김감독은 흔히 ‘이사도라 던컨’에 비유된다. 던컨은 토슈즈를, 김감독은 버선과 저고리를 벗어던졌다. 맨발의 자유로 춤의 혁신을 일궈냈다는 평가속에서 이런 별칭이 붙여졌다. 1977년 ‘한 저편에서’를 추면서 저고리마저 벗어 당시 무용계는 뒤집혔다. “저런 것도 춤인가”라는 혹평이 나왔지만 그런 전위도 금세 전통과 현대적 고전이 됐다.
이식된 현대무용에 한국 춤을 버무린 30년대 이후 신무용과 한국 춤에 자유의식을 녹여낸 김매자 이후로 한국 창작 춤이 시대 구분되는 기점도 이런 흐름에서다. 한국 창작 춤의 새로운 원형을 제시한 김 감독이 대전시립무용단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역 무용계의 설렘은 남다르다.
연습을 마친 김매자 감독을 만나봤다.
- 대전시립무용단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가.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말해 달라.
▲전국에서 대전시립무용단 근무환경을 부러워 할 만큼 좋은 편이라서 단원들의 수준도 높은 편이다. 단원들이 전체적으로 부지런하고 재능이 있다. 예술적 가치가 있고 뚜렷한 특징을 가진 최고의 예술가가 잘 다듬어 준다면 최고의 무용단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또 예술의 전당 못지않은 공연 시설이 있어 조만간에 잘 숙련되면 전국 최고 무용단으로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고 단원과 지휘자가 힘을 합칠 경우 폭발적인 힘을 낼 것이라고 본다.
- 11월 10`·11일 공연에 객원 안무를 맡았는데 소감에 대해서 말해 달라. 그리고 어떤 점을 강조할 것인가. 대전시민과의 첫 만남도 이번 공연에서 있을 것인데 부담은 없는가.
▲ 이번 작품은 동북아시아 굿의 원형에 바탕을 두고 구성된 작품 ‘하늘의 눈’과 ‘춤, 그 신명’이다. ‘하늘의 눈’은 어둠과 광명, 제천 의식등의 상징성을 음악, 동작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두 작품 다 이미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정받았던 작품이지만 대전시립무용단에 의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듯하다.
춤은 우리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므로 시민들 모두가 쉽고 재밌는 공연이 됐다는 평을 받을 수 있도록 안무에 각별한 신경을 쏟겠다.
- 대전 무용계와 시립무용단에 해 줄 말이 있다면.
▲대전이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무용단이 되길 바란다. 대전의 경우, 연정국악단이 있으므로 전통보다는 시립무용단만이 갖는 고유의 색을 가졌으면 좋겠다. 시립이기에 연 50회 이상의 크고 작은 공연을 하고 있지만 사실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옳지 않다.
다작 보다는 대작을 만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많은 공연에 예산을 쏟을 것이 아니라 한 작품이래도 대전의 정서, 우리 민족의 혼을 일깨우는 공연이 나왔으면 한다.
- 대전 문화예술에 대한 의견은.
▲우리나라의 중간지점인 대전은 대덕연구단지와 종합청사가 있고 행정도시예정지와 근접하기에 고급인력이 많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 인력들이 공연장을 찾아 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요즘은 KTX가 개통돼 더욱 서울로 공연관람객이 유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들었다.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전 공연장이 그들의 머리를 쉴 수 있는 쉼터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로부터 계속 멀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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