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에서의 의사결정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위기상황에서의 의사결정

<경제칼럼>

  • 승인 2006-10-16 00:00
  • 유경달 한국수출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유경달 한국수출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
지난 주 전세계의 최대 이슈는 단연 북한의 핵실험이었다. 세계의 신용평가기관들이 늘 이야기 해왔던 소위 ‘지정학적 리스크’가 드디어 수면위로 고개를 들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실체가 괴물처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반응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당일 원/달러 환율은 14.8원 급등한 963.90원으로 마감되었고 종합주가지수 역시 주말 대비 32.6포인트, 2.41% 급락하여 1319.40으로 장을 마쳐 핵실험의 위력을 실감케 하였다.

그러나 당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768억원, 1355억원 순매수를 보인 반면에 개인은 6018억원의 순매도를 보여 경제주체간의 상황인식과 리스크 분석, 그리고 이에 따른 의사결정에 큰 시각차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극단적인 모습은 지난 추석 연휴중 본 영화 ‘타짜’를 생각케 한다. 전문 도박판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도박세계에서 소위 전문 기술의 도박꾼 또는 고수를 의미하는 ‘타짜’의 위기상황에서의 냉철한 판단과 철저한 자기관리에 의한 의사결정의 일면이 비쳐진다. 또한 한편으로는 ‘All or Nothing’의 무분별한 의사결정의 허망함에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한다.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 도박판에 뛰어 들지만 생각해보면 마치 ‘돈을 잃기 위해서’ 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치밀한 두뇌회전과 온갖 기술이 동원되지만 결국 ‘돈’보다는 ‘도박행위 자체’의 치명적인 유혹의 독성에서 자유롭지 못해 결국 처절하게 ‘늪’으로 사라진다.

도박판에서의 무모한 한판 승부처럼 위기상황에서 적절한 대책없는 극단적인 의사결정은 리스크의 양을 키워, 수익이 모두 허공으로 사라지게 한다. 일정한 수익률의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행위는 경제행위로서의 의미가 없다 하겠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성 제고이다. 따라서 자기자본이익률(ROE : Return on Equity)이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경영활동의 의미가 있다. ROE가 시중금리보다 낮으면 자금을 은행에 예금하여 이자를 받는 것이 보다 경제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시중금리보다 낮은 수익률’ 내지 ‘음의 수익률’의 기업은 경제원리에 역행하는 것이다. 현대 경영에서는 위기상황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방안 등 내부시스템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익성의 저하가 지속되고 그러한 기업행위의 리스크를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경영행위 자체’에 빠져있다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출의 운명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냉철한 상황판단과 리스크 분석에 기초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고 실행하는 위기관리능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 핵사태를 마치 스포츠 중계를 바라 보는 것처럼 막연하게 보는 듯한 태도나 걱정만 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모두 우리 내부의 또 다른 핵폭탄일 수 있다. 대책없는 무책임한 관망, 성급하며 단견적인 극단주의적 행동은 모두 올바른 판단을 가로 막는 장애물로서 ‘돈 벌기’ 보다는 ‘돈 잃기’라는 해괴한 경제행위의 주인공이 되도록 인도할 것이다.

향후 시나리오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 수출기업들의 경영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벌써부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수출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환율의 변동성 확대로 수출기업의 환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다행히 급격한 환율변동 리스크를 인식한 우리 지역 수출기업들이 환리스크 헤지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한주 동안에만 청약한 환변동보험금액이 3010만달러로 지난 달에 비해 6배 정도 급증하였다.

이처럼 북핵 사태로 인한 경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 나름대로 더욱 철저한 리스크 분석과 상황에 따른 대책을 준비하여 냉철히 대응하는 기업만이 수익성을 제고하여 더욱 성장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