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정자 한국무용가 |
그러한 9월, 10월이었다. 그중에 계룡산에서의 춤은 주최 주관까지 하는 비중있는 행사이기에 춤연습하랴 그외의 일 들하랴 동분서주였다. 남이 벌이는 잔치에 초대되어 한 음식만 준비 하는것보다 직접 벌이는 잔치는 맛잇는 음식 준비하랴 그 음식을 담는 그릇부터 주변 분위기까지….
수반되어야 하는 일거리가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10월이었다. 그런 틈틈이 내 춤연습을 하면서 느낀 소감이었다. 일주일에 두세번 단원들 연습시에는 모두와의 약속이기에 당연하게 몸이 연습실로 행하여지는데 나 혼자만의 연습시에는 그것이 그리 쉽지않다.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기에 스스로와의 싸움이라 할까? 관리라 할까? 평생 좋아서 선택한 길이지만 발걸음이 연습실로 행하기까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발걸음이 억지로 옮겨진다. 피로로 몸이 천근 만근 무겁다는 핑계도 있고 그리고 체력안배의 숙제도 큰 화두이고….
그런데 어느 순간에 혼자만의 연습시간을 앞두고 ‘뭐 그렇게 걱정해. 슬슬 힘빼고 하지. 그냥 리듬만 잃지 않게 몸만 풀면되지’ 하는 생각이 드니 체력은 달리고 연습은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춤 연습을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평소에 비우며 살자고 다짐을 하며 지내오는 편이었건만, 매순간을 즐기며 살자고 주문을 외우며 살아왔건만 이렇게 실생활 곳곳에 적용시키기 까지는 꽤 돌아온 것 같다. 아무튼 어느순간 나를 놓는 순간을 발견하며 진정한 의미의 나를 갖게 되었다면 올바른 표현이 될까? 잘해야 겠다는 욕심으로 잔뜩 온몸에 힘을 주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고갈 시켜 왔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을 내려 놓고보니 저절로 온 몸의 힘을 빼게되고 그렇게 슬슬 춤사위를 해보이니 더 중요한 맥을 짚어 연습할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기게 되고 더 이상 체력이 달린다는 두려움에 연습실 행이 겁나지 않게 된 것 같다. 물론 그효과는 더 극대화 된 것 같고 말이다.
그렇게 우리 인생의 모든 부분이 그런 이치 일진데 돌고 돌아와 어렵게 깨달은 것 같다. 쓸데 없는 곳에 힘쓰지 않으며 필요 이상으로 힘주지 않으며 가급적 힘빼기,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바람이지 않을까한다. 몸에 힘주지 말고 내가 즐길수 있을만큼만 애쓰며 삶을 꾸려 나가는 자세가 내 몸에 배어주면 좋겠다. 하여 수시로 변덕이라는 이름으로 들락 날락 하여 내 마음으로 하여금 힘들게 하지 말고 그대로 편안하게 생을 관조 할 수 있는 여력이 나에게 심어지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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