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
대추꽃은 일 년에 세 번 꽃을 피운다. 봄철이 되어 온갖 나무에 연둣빛 물이 오르면서 다투어 화려한 꽃을 피울 때 대추나무는 잠자고 있다. 죽은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 가지를 꺾어 보면 어김없이 물기가 흐른다. 다른 나무들이 모두 꽃을 피우고 잎을 틔운 한참 후에야 꽃을 피운다. 대추나무는 처음 핀 꽃의 열매가 어느 정도 굵어진 초여름과 늦여름에 다시 꽃을 피우는데, 신기한 것은 가을이 되면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열매를 익히는 것이다.
늦게 꽃을 피우는 대추나무에서 제자 교육을 생각한다. 자기 재능을 일찍 꽃피우는 영재들도 있지만, 시작은 늦었지만 충실한 준비를 하며 자신을 완성해 가는 대기만성의 제자들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결실의 조바심을 내지 않고 인내하며 제자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한다. 가을이 되자 우리 교육계도 결실을 맺는 행사로 부쩍 바쁘다. 알알이 맺힌 대추 열매를 보며 대전 교육의 일 년을 되돌아본다. 대추나무가 세 번 꽃을 피우듯이, 우리 교육도 계절마다 쉼없이 교육의 꽃을 피웠다.
첫째, 학력신장의 꽃을 피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능력 있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 학력신장 지원 활동을 여느 해보다 강화했다.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각종 연구활동을 활성화했고, 연초부터 교육정책의 쟁점이 되었던 방과후학교 운영에 우선적 지원을 했다. 무엇보다도 모든 교육활동에서 저소득 자녀 및 교육 소외 학생을 배려하고,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
둘째, 인성교육의 꽃을 피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올바른 가치를 이해하게 하고, 따뜻한 감성과 도덕적 품성을 지닌 인간 육성을 목표로 삼아 건전한 학생문화 조성을 계획하고 실천했다.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교육청 역점 사업으로 책사랑 All-Line 대전독서교육을 설정하고, 좋은 책 읽기와 독서 생활화 교육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혁신적인 교육행정의 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단위학교의 자율경영 및 행정혁신을 꾀하고, 교원의 권위와 전문성을 향상시켜 긍지와 보람이 충만한 교육환경 조성을 지원했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교육활동은 과감히 던져버리고 학생과 학부모만 생각하는 구체적인 교육활동을 구안하고 실천했다.
병술년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학력과 인성, 혁신 행정의 세 가지 꽃을 대추나무처럼 부단히 피우면서 가을이 왔다. 세 번을 핀 대추꽃이 가을이 되면 한꺼번에 붉은 열매를 맺듯, 대전 교육도 시기와 목표는 달랐어도 모든 교육활동이 학생을 위한 교육의 꽃이었다면 대추 열매처럼 이 가을에 틈실한 열매를 일시에 맺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대전 교육은 가을걷이에 숨가쁘다.
가을의 풍성한 열매를 보면서 나의 부모님께서는 수확의 기쁨보다 다음해 농사를 위한 종자 보관에 더 마음을 쓰셨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올 가을 결실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발전된 2007년 대전교육을 위해 훌륭한 교육결실 종자를 고르고 잘 가꾸는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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