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밤새워 이야기를 나누고 진로에 대하여 고민하던 사이가 이제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자주 연락하고 틈만 있으면 만나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사람은 살아가면서 일가친척, 스승과 제자, 직장 동료, 사업상 거래 관계 등 많은 사람과 교류를 하고 있다.
이 중에서 친구와의 관계는 그 무엇보다 무게를 지닌다고 하겠다.
“어릴 적부터 같이 놀던 친구” (죽마고우:竹馬故友), “물과 고기처럼 뗄 수 없는 사이”(수어지교:水魚之交), “지초와 난초 같이 향기롭게 사귀는 사이”(지란지교:芝蘭之交), 심지어 “목을 베어줄 수 있는 절친한 사이”(문경지교:刎頸之交)와 같이 친구에 관한 말들은 거의 좋은 뜻을 가지고 있고, 또 그만큼 친구와의 사귐을 두텁게 하라는 의미도 있다.
내가 평소 존경하는 선배의 글 중에 친구의 유형을 분류한 내용이 떠오른다.
도움이 될 때까지는 가까이 하다가 별 도움이 안 된다 싶으면 멀리하는 친구, 상대의 지위가 높으면 가까이 하고 낮으면 업신여기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자신이 귀하게 되었을 때는 능히 벗들까지도 함께 누리는 친구, 땅과 같이 모든 생명이 뿌리 내리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은혜롭게 하는 친구가 있다고 했다. .
“좋은 부모는 선택할 수 없지만 좋은 친구는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친구를 ‘또 하나의 나’라고 하듯이 선별해서 사귀어야 함을 강조하는 뜻이겠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스스로 먼저 좋은 친구가 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신의가 없거나 이기심이 많은 사람,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요행만을 바라는 사람, 속은 비었는 데도 껍데기만 번지르르 한 사람을 멀리하고, 진정으로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고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믿음직한 친구를 갖는 것은 행복이라고 믿는다. 변함없는 좋은 우정을 보석과 같이 간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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