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40 달러에 이르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교하면 그 격차는 4 대 1 정도로 더 크게 벌어진다. 그들이 15분이면 완성하는 일을 한국의 근로자는 1시간에 걸쳐서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낮은 노동생산성을 가지고 선진국에 도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우리나라는 근로자들의 절대 노동시간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 중에 하나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이 이처럼 떨어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로는 신 성장산업의 부재, 투자 부진,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 근로자의 고령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적인 원인 외에 노동생산성 저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낙후되고 오염된 인간관계환경을 들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각 개인의 동기유발은 과거에는 주로 물질적 환경의 지배를 받았지만 오늘날에는 오히려 인간관계환경으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당연히 감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은 작업장 안에서 경영자나 상사의 태도나 관리방식,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료와의 대면으로부터 일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의 많은 부분을 얻기도 하고 또 잃기도 한다.
작업장 밖으로는 가정의 분위기를 비롯하여 언론매체를 통하여 알게 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나 다른 집단 구성원들의 사회적 태도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비교과정에서 자신이 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서민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는 일부 정치집단이나 부패한 고위 관료들의 이기적 행동으로부터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동력을 잃고 있다. 즉, 이들의 부도덕성이나 부정부패는 근로자들로부터 일하는 즐거움과 긍정적 감정을 앗아가고 있다.
근로의욕의 기반인 공정성의 파괴는 생산성의 저하는 물론 정신질환을 유발시키는 주요한 원인도 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터무니없는 고임금 실태는 우리 사회에서 대다수 선량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꺾고도 남음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인간들은 주로 교환이론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 즉, 자신이 받는 보상과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의 비교를 통하여 조직에 더 헌신할 지, 헌신을 철회할지를 계산한다. 그 비교의 기준은 당연히 공정성의 감정이며, 그것이 바로 각 개인의 공헌행동을 조종하는 원천이 된다.
때문에 요즘 사회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부도덕성,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부자들의 세금포탈이나 건강보험료 미납행동 등은 부정적인 인간관계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정부의 국가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노동생산성이 낮은 중요한 이유는 부정적인 인간관계 환경에 접하여 그 반대급부로 조직이나 사회에 대한 공헌의식을 철회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생산성도 떨어지는 인과관계에 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나쁜 감정이 생기면 나쁜 행동이 나오고 좋은 감정이 생기면 좋은 행동, 즉 성과가 높은 행동을 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인간에게서 좋은 감정을 만들어내는 근원은 건강한 인간관계환경이며, 그 본질적 핵심은 공정성이다. 사회 전반에 공정한 인간관계환경을 조성해야만 생산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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