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며 함께하는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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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며 함께하는 추석

<특별기고>

  • 승인 2006-10-03 17:55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오제직 충남도교육감
우리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
고유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여름 유례없는 폭우로 피해가 컸던 만큼 더욱 풍요롭게 다가오는 추석입니다. 귀성(歸省) 행렬도 여전히 많고, 들판은 황금물결로 넘실대며, 모두들 즐겁고 넉넉한 표정들입니다.

경제가 나쁘다고 하지만 고향을 찾는 마음은 여전히 넉넉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조상님을 찾는 일은 가장 소중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추석은 신라 유리왕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당시에 왕녀를 중심으로 지역의 부녀자들이 편을 나누어 길쌈놀이를 했는데, 놀이가 끝나는 음력 8월 보름에는 술과 떡을 마련하여 나누어 먹으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즐겼다고 합니다. 추석은 가장 밝고 큰 보름달과 오곡백과와 감사의 마음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추석은 농경사회의 마을 단위 풍년제를 기원으로 하고 있으며, 수확기를 맞이하여 풍년에 감사하고 서로 나누면서 즐기는 명절인 것입니다.

조상님께 감사하는 일은 조상님의 은혜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조상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조상님께서 가꾸어 오신 이 강토에서 지금 오곡백과를 수확할 수 있는 것도 그분들께 감사할 일입니다.

추석은 온 가족이 모여 봄과 여름에 땀 흘려 가꾼 햇곡식과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묘를 찾아 조상님의 음덕(陰德)을 기리며, 마을 단위로 농악과 춤, 씨름 등으로 흥겨운 잔치가 벌어집니다.

요즈음은 농사짓는 분들이 적고, 마을 단위의 흥겨운 잔치가 이루어지는 곳이 많지 않지만 옛날에 이루어졌던 일을 회고하는 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뿌리는 농경사회이고, 생명의 근원은 땅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회가 발달하고 산업이 달라졌다고 해도 생명의 근원은 농업에 있고, 우리의 뿌리는 조상이기 때문입니다.

추석에는 역시 감사와 나눔의 생활을 실천하여야 합니다. 조상님께 감사하고, 이웃을 돌아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웃은 우리가 필요하고, 우리는 이웃을 필요로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의 실천은 추석절이 아니라도 늘 필요한 생활이지만, 뜻 깊은 명절에 좀 더 적극적이고 세심한 이웃사랑이 요청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 가파르게 진입하면서 상호 존중의 예절, 따뜻한 가족애, 넉넉한 인정, 공동체 의식 등 우리의 소중한 전통적 가치를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감사와 나눔의 정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풍요롭게 넘실대는 저 들판처럼 훈훈하고 넉넉한 정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 학생들이 가족애의 소중함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익히며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의 장(場)이 되기를 바랍니다.

소년소녀 가장(家長), 홀로 사는 노인 등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추석이 되어야 합니다.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등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배려와 사랑도 필요합니다. 그들에게 우리 민족 특유의 나눔의 정을 베풀어 주고, 우리의 전통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추가절(仲秋佳節) 추석이 200만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아주 뜻깊은 명절이 되기를 거듭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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