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숙 作 ‘백합’ |
그 뒤에 미술을 사랑하는 김경숙관장이 있어
지난 6월 말 경, 대전현대갤러리는 운영에 따른 복합적인 사유(事由)에 의해 21여년 만에 처음 일시적인 휴식기를 맞게 되었다. 이런 저런 사연이야 없겠느냐만, 사설화랑으로서 휴식기를 갖는다는 것은 큰 희생이 따르기에, 그 결정과 결단을 내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이전이라는 결론과 함께 3개월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9월 28일, 중구 대흥동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관을 하였다.
나는 화랑의 존립에 앞서 그 중심에 있는 한 여성을 소개하려 한다. 그 여성은 바로 대전현대갤러리의 김경숙 관장이다. 1970년대 중엽에 그녀는 그림을 좋아하고, 배우려는 세 자녀의 어머니이며, 주부였다.
그런 그녀가 오랜 시간 수묵에 심취하여, 화력을 쌓아가면서, 우연하지 않은 기회에 화랑 운영을 하게 된다. 그때까지도 그녀가 대전 화랑가의 중심에서 역량을 발휘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대전현대갤러리는 처음부터 사설화랑으로서는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화랑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전현대갤러리는 지역의 화랑의 입지를 다져가게 되었고, 지역미술인과 시민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런데 지금껏 대전현대갤러리가 지역 미술인과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김경숙 관장에 대한 믿음이라 생각한다. 기치선명(旗幟鮮明)한 경영에서 오는 그런 신뢰(信賴)가 믿음을 만들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그녀에게 휴관과 이전은 21년의 화랑 운영 기간 중 최대의 위기이며, 갈등이었다.
일반적인 입장으로 생각한다면 만연한 적자와, 구설수에 오르기 쉬운 화랑운영에 미련을 두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 우리 대전의 수많은 화랑들이 단 몇 년을 못 버티고, 업종을 변경하거나, 폐관(閉館)을 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현실에서 더더욱 의문이라면 의문이 생기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나로서는 그 의문의 해답으로 앞에서 언급한 신뢰의 바탕에는 그녀의 성격적인 계획으로 이뤄내는 밀어붙이기식 경영 철학과, 초심부터 가지고 온 미술에 대한 애정, 미적 삶을 교류하며 공유한 우리 지역 미술인들에 대한 동지애로 만들어진 끊을 수 없는 정(情)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그 정이 그녀를 이끄는 원동력이며, 표현으로 오늘의 대전현대갤러리를 지켜온 것이다.
이제 대전현대갤러리와 김경숙 관장은 대전 사설화랑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멀티채널 (multichannel)의 역할로 미술뿐 아니라 지역 사회, 경제, 문화에까지 이르는 미래지향적인 사설화랑의 모습으로 지평(地平)을 열어가기 바라며, 우리 지역미술인과 시민의 끝없는 성원을 기대한다.
또한, 그녀의 물질적이고 이기적인 풍요보다는 진정한 마음으로 우리 미술계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에 갈채를 보낸다.
현재 김경숙 관장은 단국대학교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 대전, 북경에서 네 차례의 한국화 개인전을 열었으며, 한국미술협회, 홍솔회, 한빛회, 대전가톨릭작가회 회원, (사) 국가보훈문화 대전지회 이사, 대전현대갤러리 대표, 한국미술협회 대전지부 이사, 백화점 세이 문화센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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