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규는 30일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안타 1개만 허용하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지연규는 타자를 유혹해내는 노련한 볼배합과 타자 몸쪽과 바깥쪽을 찌르는 칼날 제구력을 선보이며 현대 타자 3명을 12개의 공으로 간단히 요리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안정된 제구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도 140km대까지 나와 그 동안 겪었던 부상의 터널에서 완전히 탈출했음을 보여줬다.
0-1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지연규는 선두타자 전근표를 3구째 뜬공으로 잡았다. 서한규는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대주자로 나온 정수성을 절묘한 픽 오프로 견제사 시켰다.
이어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4회초 선취점을 올리며 펄펄 날뛰던 정성훈을 땅볼로 간단히 처리했다.
앞서 지연규는 27일 광주 기아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했다.
그는 2-2 동점이던 8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3자 범퇴로 막아 귀중한 시즌 첫승을 올렸다.
지연규게도 아픈 추억이 있다.
지난 92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화에 입단했지만 5년 뒤 어깨수술을 받는 등 이러저런 잔 부상에 시원한 날갯짓 한번 못해봤다.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진 그가 포스트 시즌의 밤 하늘을 높이 비상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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