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수 문화체육부 기자 |
언뜻 봐서는 시민들의 혈세를 아끼겠다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 체육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고 있어야할 대전시의 한 간부 공무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란다.
최근 열린 체육회이사회 간담회에서 한 체육이사가 ‘대전이 2009년 전국체전을 치르기에는 경기장 시설이 미비하다. 대책없는 행정아니냐’는 식의 질문에 이 간부 공무원은 ‘절약하는 차원’이라는 표현을 썼다.
흔히 사람들이 우연히 저지르는 말실수는 그들의 머릿속 생각을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이 같은 간부공무원의 말은 말실수 보다는 대전시 체육행정의 방향을 은연중에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16년만에 한번 열릴까 말까한 전국체전이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장 확충사업은 지지부진하거나 허술하기 짝이 없다. 불안 요인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의 대책없는 절약 체육행정은 타시도와 비교할때 여실히 드러난다. 앞서 전국체전을 치렀던 타`시도의 체육시설 확충 시설만 보고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체육시설에 인색한 것 같아 안타깝다.
올해 개최지 인구 15만의 작은도시 경북 김천시의 경우 체육시설 인프라 구축을 위해 7개 시설을 신설하고 47개 시설을 개`보수했다. 예산도 1000억원 이상 들였다. 3년전 전국체전 개최지였던 충남도 역시 7개소를 신설하고 67개소를 보수해 미비한 체육시설을 현대화했다. 그 액수만 1530억원이다.
인구 150만의 대전시는 당초 신설하기로 했던 5개 시설마저도 수영장 한 곳을 제외하곤 나머지 시설은 타시도 시설을 활용할 구상을 하고 있다. 체육시설의 주인은 결국 시민이다. 또 체전을 통해 구축된 현대화된 체육시설을 시민이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근검 절약이라는 단어는 적합하지 않다.
이날 간담회에서“체육인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한 체육 이사의 말처럼 안그래도 ‘시가 체육에 관심이 없다’고 벌써부터 이래저래 말이 많다. 시가 또 어떤 절약 체육행정을 추진해서 체육인들의 혀를 차게 만들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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