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름 추억담은 사진처럼

한 아름 추억담은 사진처럼

  • 승인 2006-09-29 00:00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한.. 아름 추억담은 사진처럼
가.. 족 情 나누러 고향갑니다
위.. 안.사랑 가득한 추석되길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귀향을 서두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느새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에는 고향길 차표를 구하려는 인파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입니다.

매년 고속도로는 설레임으로 가득찬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이리밀리고 저리밀리고 숨돌릴 겨를없지만 매년 이맘때 찾는 고향길은 더없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고향은 부모님의 품을 대신합니다. ‘고향’이란 말만 들어도 정겹고 그리움이 사무칩니다.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고향을 동경합니다.

멀고 막히는 길이지만 마음은 어느덧 고향에… 올 추석엔 ‘밀린 효도’ 해봅시다

고향은 어린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고향을 찾노라면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아련한 기억속에서 코끝이 쨍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마을어귀에서 어릴 적 친구라도 만나면 순식간에 옛날로 되돌아갑니다.

고향은 아름답고 정감있는 추억보따리를 풀어내면서 삭막한 삶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곳입니다. 풍성한 오곡백과로 넘쳐나는 한가위속 고향은 더없이 기다려지고, 가고 싶어집니다. 그때마다 고향가는 길은 교통체증의 연속입니다. 이러한 귀성행렬은 어찌 보면 타고난 귀향본능은 아닌지. 아니 귀향본능이 맞을 겁니다. 살아생전 부모님을 대신하는 고향인데 안 그렇겠습니까.

옛날 귀향은 말그대로 전쟁이었습니다. 오죽했음 언론매체마다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했겠습니까. 열차와 고속버스는 콩나물 시루가 따로 없었습니다. 옛날에는 그랬죠. 아마 지금은 덜할 겁니다. 그 만큼 교통편이 나아진거겠죠. 사실은 그 때가 훨씬 재미도 있었는데.

며칠전인가요. 우연히 지난 60년대 귀경 사진을 본적이 있습니다. 참으로 웃기고 행복한 표정들이 머리에 생생합니다. 완행열차 인듯 한데 젊은이가 내의 한장을 입고 열차 선반위에 누워서 책을 보고 있는 사진이 정감있게 보였습니다. 또 한쪽에는 어린아이가 사이다와 삶은 계란, 그리고 영양갱을 들고 있는 모습이 “참 그때에는 이보다 좋은 먹거리가 없었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혹시 ‘반보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갓 결혼한 새색시가 친정어머니를 만나보고 싶을 때 양쪽 집의 중간쯤 되는 거리에서 만나 회포를 푸는 것을 반보기라고 했습니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 부모 자식간에 보고는 싶고 거리는 멀고 해 생긴 풍습이지요. 정이란 이런 게 아닐까요.

요즘의 귀경 모습은 어떤가요.
집집마다 승용차 한대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 뿐입니까. 서울과 대전을 1시간만에 갈 수 있는 KTX가 있으니 이제 더 이상 ‘반보기’는 필요없겠죠. 예전처럼 정겨운 맛은 없지만 마음속의 고향은 항상 그대로겠죠. 온 가족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던 그때 그 모습이 그립습니다.

물론 이맘 때가 되면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은 더없이 쓸쓸해지기 마련입니다. 삼팔선으로 가로막혀 가고싶어도 가지 못하는 그 심정은 누구도 헤아려줄 수 없습니다. 오직 당사자만 텅 빈 가슴을 쓸어내려야 합니다. 개인 사정으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습니다. 모든 이가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 명절을 보냈으면 합니다. 그리고 배탈도 조심해야겠죠. 오곡백과로 풍성한 먹거리에 잘못 빠졌다간 즐거운 추석을 망칠 수도 있잖아요.

올 추석에는 집집마다 정말 좋은 일이 한가지씩은 꼭 있기를 중도일보가 간절히 기원해 드릴게요.
‘여러분! 고향길 평안히 잘 다녀오시고, 조심운전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다시 한번 정말로 정감있고 흐뭇한 한가위를 맞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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