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석문 대청동 통장협의회장 |
그는 수몰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정감있는 눈매와 거친 손길. 분명 농사꾼이다.
그는 “물론 대청댐 건설로 대청호가 담수되면서 사라진 마을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향토유몰전시관인 대청호 자연생태관을 만들어 놓았지만 고향을 잃은 실향민의 마음을 대변해 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말이 끝나자 깊은 한숨을 내쉰 그는 가슴속 깊은 속마음도 내비쳤다.
“수몰전 인구가 9000명이 넘던 곳이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3600명 정도 밖에 안돼요. 대부분은 수몰지역이 고향인 노인들인데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있죠. 저 역시 그래요.”
현재 대청동에는 예전에 있던 내탑초, 호평초가 없어지고 세천초와 동명초가 있다. 하지만 한해 신입생이 9명이 넘지 않아 조만간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그는 옛 시절을 회상했다.
“당시엔(수몰전) 집은 달라도 같은 동네에 살면 가족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음식도 나눠 먹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정이 없어요. 서로 먹고살기 바쁘다는 얘기겠죠.”
1992년 당시 가구수 5%까지는 식당허가가 가능해지면서부터 식당을 차려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그는 “대청동이 각종 규제로 묶여있다보니 자식들을 위해 살집이라도 마련해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예 대전시내로 이사를 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추석이나 명절때 찾아와 성묘만 하다보니 더욱 그런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외지로 떠난 출향민들 중 마음 속에 아직 고향을 묻어두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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