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 활용수업 |
어머니 사서도우미 책 읽어주기 활동 인기
전교생 작품 수록 문집 ‘꿈마을 풍경’ 발행
대전 중구 태평1동 343-3에 위치한 대전유평초등학교(교장 나장균). 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잘 꾸며진 화단이 보이고 동화책에 나옴직한 아주 예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별로 크지 않은 규모의 학교, 깨끗하게 정돈된 교정, 현관 안쪽에 아담하고 귀여운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작은 인공 연못들이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태평중과 함께 운동장과 급식실 등을 공동사용하며 초등생과 중학생이 함께 어울리며 배움을 닦는 곳이다. 책읽는 소리가 들리는 대전유평초의 독서교육 현장을 살펴본다.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독서교육=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복도 한쪽에 우리고유의 민속놀이를 하고 있는 작고 귀여운 점토 인형들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마치 전래동화속의 한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2층에 나타난 또 다른 복도 하나. 길게 뻗은 복도가 마치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길처럼 느껴진다.복도 벽면에는 학생들의 솜씨가 돋보이는 그림들이 걸려있다. 그림을 보고 나니 분홍색 여닫이 문이 나타난다.
‘꿈이 영그는 마을’이곳이 바로 대전유평초의 도서관이다. 문을 열자 파스텔톤의 책상과 소파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책을 읽고 있다. 낯선 방문객을 힐끔 보곤 이내 책속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니 읽고 있는 책이 무척이나 재미있나 보다.
컴퓨터 앞에선 사서도우미 어머니들이 학생들의 도서대출과 반납을 분주하게 하고 있다. 도서관을 둘러보니 코너마다 매달린 푯말이 인상적이다. 해바라기 쉼터, 두레마을, 사랑방 등등. 모두 정겨운 우리말이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좀 더 편안하고 안락한 도서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 ‘2004학교 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전통과 현대와 미래가 조화를 이룬 ‘꿈이 영그는 마을’은 학생들이 접근하기 쉽고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의 컴퓨터실을 디지털 도서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벽을 헐고 전통문살을 넣은 창문을 만들어 컴퓨터실과 도서관이 이어지는 넓은 공간을 마련했다.
따뜻한 느낌의 해바라기 밑에 놓여진 소파에는 옹기종기 1학년 학생들이 모여 앉아 편안한 모습으로 책을 읽고 있다. 이곳이 바로 ‘해바라기 쉼터’다. 소파주변의 책꽂이에는 ‘강아지 똥’‘민희네 집’‘지하철은 달려간다’와 같은 낯익은 책들이 자신을 찾아줄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책을 싫어하는 학생들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적고 그림이 많은 동화책들이 책꽂이를 채우고 있어 해바라기 쉼터는 1,2학년 어린이들의 인기코너다.
해바라기 쉼터 뒤로는 팔각정의 모습을 딴 ‘두레마을’이 자리한다. 상부상조하는 우리 조상들의 삶을 생각하며 이곳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4학년 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들어온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두레마을에 둥글게 앉힌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시작된 독서토론 수업은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4학년 1반 임유빈 학생은 “도서관에 오면 책이 많아 골라 읽는 재미가 있고 친구들과 함께 책읽는 분위기도 좋아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같은 반 문수빈(11)양은 “평소 한밭도서관 등지에서 1주 단위로 책을 빌려와 읽고 있다”며 “역사,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고 자신의 독서법을 소개했다.
두레마을 옆으로 자리한 ‘사랑방’은 한쪽 벽면을 DVD와 VCD자료가 채우고 있다. 바닥엔 온돌마루를 깔아 온기가 느껴진다.
대형 TV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집에서처럼 엎드려서 읽고 싶은 책을 볼 수도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다.
책꽂이에는 도서분류법에 맞게 6000여권의 책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책꽂이 위에 부착된 ‘책속에는 삶의 보석과 스승이 있다’는 글처럼 학생들은 이곳에서 읽고 싶은 동화책을 마음껏 골라 읽으며 삶의 보석을 찾고 있었다.
◆어머니 사서도우미 활동=이 학교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사서도우미 어머니들이다.연초에 학부모 대상으로 지원받아 구성된다.
올해는 42명이 지원해 활동중이다. 이들 어머니 사서도우미는 2명이 한조씩 짝을 이뤄 매일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도서대출과 반납 업무를 처리한다. 도서정리도 해준다.
사서교사가 따로 없는 학교에서 이들 사서어머니들의 활약은 학교도서관 운영과 아이들 독서지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책읽어 주는 어머니 활동’또한 사서어머니 활동의 작은 결실이다. 1∼3학년이 저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아침시간을 이용해 어머니들이 책을 읽어준다.
이들 어머니사서도우미는 ‘가족과 함께 하는 들꽃체험’‘신라역사탐방’‘변산반도를 찾아서’‘공공도서관 행사 참여하기’등 각종 문화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1학년과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사서도우미로 활동중인 최은영(37)씨는“부모가 와서 도서실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며 독서에도 큰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사서도우미로 계속 봉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독서축제=대전유평초는 다양한 독서축제가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독서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열리는 독서축제는 독후감쓰기에서 벗어나 책을 읽은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독후 표현활동 대회를 열고 있다.
글로 표현하기로 독후감과 편지쓰기, 동시쓰기 등이 있고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이 펼쳐진다.학년별 권장, 필독도서를 선정해 독서오름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학교에선 일년에 두번 학교문집을 발행한다. 아이들이 쓴 것을 모아서 엮어 놓은 것이다. 모든 학생들의 작품이 수록돼 있어 학생 개개인의 표현을 찾아 볼 수 있다.
■ 나장균 교장
아이들 창의성 키워줄
도서관 활용수업 강화
“독서교육은 재론의 여지없이 모든 교육 방법중에서 가장 좋은 교수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성, 사고력을 키워주기 때문이지요.”
대전유평초등학교 나장균(56.사진)교장은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설명한다.
나교장은 책을 많이 읽으면 지식이 축적돼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사고의 논리적인 면과 표현력을 신장시켜 책을 읽는 습관을 아이들에게 마련해주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도서관 활용수업을 더욱 활성화시켜려고 합니다. 도서관이 교수학습센터로서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료를 찾아 수업하는 활용수업의 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도서관을 연계한 독서교육 계획을 나교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건상 교과내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책을 활용한 도서관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과시간도 1주에 1회 이상은 도서관을 활용한 연계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하려고 합니다.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이곳 꿈이 영그는 마을에서부터 시작해 어린이들이 푸른 꿈을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나교장은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며 “독서의욕이 불끈 솟도록 선생님들의 뜨거운 교육열의와 학부모님의 따뜻한 정성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 어머니 사서도우미들이 도서대출하는 모습 |
▲ 전교생의 작품을 수록한 학교문집 '꿈마을 풍경' |
▲ 나장균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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