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화성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충남도지부장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체육은 제자리걸음에 머무르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재활’이라는 한정된 범위에서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장애인 선수들이 장애인 체육의 주무부처를 보건복지부에서 문화관광부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체육 사업이 ‘재활’이라는 틀 속에서 다소 시혜적이고 한정되게 지원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장애인 체육이 건강과 재활의 범위에 한정되어 당사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수렴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전문체육(엘리트체육) 중심으로 전개된 부분이다. 개발도상국이었던 과거에 우리나라의 체육은 국위선양과 국가 홍보를 위한 수단, 국민화합과 단결의 수단으로 엘리트체육을 집중적으로 육성시켜 우수한 성적을 최대의 과제로 삼았다. 장애인의 체육도 이러한 모델을 그대로 수용하여 발전함으로써 다수 장애인을 위한 생활체육이 아니라 소수 엘리트 선수 육성에만 관심을 가져 전체 장애인 체육의 발전을 저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장애인복지 서비스는 자립생활(Independent Living) 패러다임에서 접근하고 있다. 자립생활 패러다임에서는 기존의 재활 패러다임과는 달리 장애인에게 생활 전반에 있어서 장애인 자신이 주체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자립생활은 소비자운동(consumerism)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즉, 장애인과 관련된 문제는 전문가가 아닌 서비스의 실제적인 소비자이며 당사자인 장애인이 주체가 되어함을 의미한다.
체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장애인 체육을 ‘재활’이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하여 재활체육 프로그램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수렴하여 건강, 체력, 운동기능, 재활, 사회성증진 등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해야만 한다. 지적한 바와 같이 장애인 체육이 외형적으로는 전문체육(엘리트체육)이 이끌어오고 있으며, 이념적으로는 재활체육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결과로 2003년도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율 3.3% 라는 부끄러운 수치가 장애인체육의 현주소이다.
나사렛대학교 조재훈(2005) 교수는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생활체육의 중요성은 첫째 건강 및 재활, 체력증진, 둘째 신체의 기능증진과 발달, 셋째 심리적 안정과 지지 및 스트레스 해소, 넷째 대인관계 형성과 다양한 사회경험, 다섯째 건전한 여가선용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하였다.
이와 같이 장애인 체육은 단지 건강이나 재활에 그치지 아니하고 다양한 욕구를 반영해야 한다. 작년부터 문화관광부 산하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따라서 이에 대한 장애인들의 기대와 요구는 무척 크다. 향후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에 부응하는 역할들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생활체육의 저변확대가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 체육시설 설립과 개방, 전문지도자 배치, 다양한 체육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일을 진행시킬 수 있는 충남장애인체육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27일 홍성에서 열리는 충남장애인체육대회가 12회째를 맞는다. 장애인과 비 장애인간의 이해와 화합,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및 전국체전 참가선수 발굴 등을 목적으로 도민과 장애인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 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체육대회가 시혜적인 행사로 끝나거나 장애인들을 위로해 주는 차원에서 진행되면 안 될 것이다.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장이자 생활체육의 참여를 통하여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공동체 의식과 자신감 증진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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