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태어나서 자라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다는 보본의식(報本儀式)을 갖게 하는 것이고, 그동안 길러준 고마운 은혜에 효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추석은 중추절, 가위, 한가위라고 한다. 원래는 신라시대 가배(嘉俳)라고 하던 말이 변해 가위가 됐고 추석이라는 말은 예기에 추석월(秋夕月)이라고 한데서 전해진 것이다.
신라 유리왕(321년)이 왕녀 두 사람을 시켜 6부(六部)의 여자들을 두 편으로 나눠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베짜기를 해서 진 편이 술과 음식을 마련해 이긴 편에게 대접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며 놀던 것을 가배라고 했다. 이 외에 8월 보름달은 신라가 발해와 싸워 이긴 날로 일반 백성들이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무를 즐겼다는 것이 우리나라 고유 추석 명절이 됐다고 한다.
명절 차례는 세례와 달리 차례이기 때문에 설날은 떡국을,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빚은 술과 송편을 만들어 오색과일과 함께 상을 차린다. 제사를 지내는 대상은 사례편람에 4대조까지를 모시도록 돼 있으나 지금은 건전가정의례 준칙에 따라 2대까지만 모시는 가정도 있다.
지내는 시간은 가묘에서는 해 뜨는 시간에 지내고, 묘지에서는 그날 중에 한다. 만일 집에서 차례를 지냈으면 반드시 성묘를 해야 한다. 그 까닭은 장마철이 지나고 초목의 생장이 멈추는 계절이므로, 묘가 장마 등의 사태로 인한 피해는 없었는지, 잡초나 나뭇가지로 뒤덮이지는 않았는지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례의 절차는
1. 전 날 몸을 깨끗히 하고 술과 고기를 삼가고 근신하면서 내가 있게 해준 조상을 생각한다.
2. 차례 지낼 장소를 깨끗이 한다.
3. 사당에 신주가 없으면 지방(紙榜)을 쓴다.
4. 손을 씻고 제례 복장으로 갈아입는다.
5. 초에 불을 붙인다.
6. 제수를 제사상 위에 진설한다.
7. 지방을 교의(交椅)에 모신다.
8. 향을 세 번 피우고 주인은 두 번 절한다.
9. 술을 잔에 따라 모사기에 왼쪽부터 세 번에 나눠 모두 지우고 주인은 두 번 절한다.
10. 주인 이하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11. 육직(肉炙), 어적(魚炙), 계적(鷄炙)을 한 그릇에 담아 올린다.
12. 고위(아버지) 떡, 비위(어머니) 떡을 올린다.
13. 웃대 조상부터 차례대로 잔대 위에 놓인 술잔에 직접 술을 올린 다음 주인만 두 번 절한다.
14. 웃대 조상부터 젓가락 손잡이를 서쪽으로 해서 떡 위에 올려 놓는다.
15. 주인 이하 모든 참제자는 서서 묵념한다. 16. 젓가락을 내려 시접에 담는다. 17.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18. 지방을 내려 불사르고 모든 음식을 내린다. 19. 음복한다.
분향은 하늘에 계신 영혼에게 알리는 것이고, 강신(降神)은 땅 속에 있는 체백(體魄)에게 알리는 것이다. 음복은 조상이 흠향하신 것을 자손들이 고루 나눠 먹는 단합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다.
제례의 의미는 자기 존재에 대한 보답이고 효를 계속하기 위함이다. 효는 조상이 살아 계실 때만 하는 것이 아니고 나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해야 하는 것이라 제사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만남이라고 한다.
추석 명절 차례는 모시는 방법 모두 깊은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깊이 음미하면서 미풍양속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금 시대에 어른을 찾아뵙고 조상에 효도하는 예절 바른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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