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전교조 소속 교사 2명에 대한 해고로 촉발된 대전 동명중학교(학교법인 명신학원)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임시이사 파견과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사진은 지난 6일 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동명중학교 정상화를 위한 결의대회 |
학원측 “사학에 대한 공격… 해고 정당”
학부모 “학교 살려야” 정상화 촉구나서
대전 중구 석교동에 위치한 동명중학교(학교법인 명신학원)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부당한 간섭이라는 학교측의 주장과 임시이사 파견을 요구하는 전교조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대전시교육청조차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결국 모든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정상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사태를 바라보는 학교법인과 전교조, 교육청의 시각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3자간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동명중 사태의 최대 쟁점은 전교조 소속 교사 2명에 대한 해고문제다. 김모, 정모 교사는 지난 3월 법인으로부터 해임통보를 받았다.
경영진을 고소하고 비방과 명예훼손, 지시명령 불복종, 직장질서 문란 등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전교조는 강력 반발했다. 전교조는 학교정상화를 위해 학교법인의 비위사실을 폭로한 만큼 해고는 부당하는 입장이다.
‘합법’이냐 ‘부당’이냐를 놓고 학교와 전교조가 맞선 가운데 지난 6월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다. 전교조는 즉각 임시이사 파견을 교육청에 요청했고, 학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전교조=전교조가 지적한 학교법인의 문제점은 학교회계에 대한 심의 의결권 남용, 이사회의 법인 기본재산 관리 직무 방치, 부당한 학사간섭, 법규를 무시한 인사 관여 등이다.
우선 명신학원 이사회가 지난 2001년 당시 이사장을 통해 7억5000여만원의 교육청 지원금으로 시행한 학교공사에서 허위 준공서를 작성했다. 또 하자가 발생했으나 하자보증금조차 청구하지 않아 시공업체가 1800여만원을 돌려받도록 했다.
지난 2003년 그동안의 법인 재산 매각대금 1억9546만4000원을 이사장 개인의 과실로 발생한 세금과 전용한 전세보즘금의 보전 금액으로 사용한 것을 승인해 기본재산을 감소시켰다.
이와함께 2004년 상무이사로 임명된 조모 이사가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을 통해 교육과정 운영은 물론 학교회계 등 부당한 학사간섭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교원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절차가 진행돼야 함에도 진상조사나 징계대상자의 소명 등의 절차를 무시, 일방적으로 해임결정을 내려 교사의 교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전교조는 법인 임원간의 분쟁, 회계부정 및 현저한 부당 등으로 인해 학교운영에 장애를 야기한 때, 학사행정에 대해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했을 때 등 사립학교법에 의거, 임원취임을 취소하고 임시이사 파견을 주장하고 있다.
▲명신학원=명신학원측은 이번 사태를 사학에 대한 전교조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교조 소속 교사 2명의 해임과 관련, 법인측이 밝인 사유는 경영진에 대한 고소행위 3건, 상사에 대한 결례 및 폄훼행위 11건, 비방과 명예훼손 등 9건, 직장질서문란 행위, 11건, 지시명령 불복종 행위 6건 등이다.
학교장에게 윽박지르고 교직원회의나 이사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으며 허가없이 근무시간에 학내에서 분회활동을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학내에서 불허한 각종 명령을 불이행하고 해고과정에서 경위서 제출은 물론 학교장과 이사장의 출두명령을 거부했다.
이와함께 감독청의 종합감사 결과, 공금유용이나 횡령사실이 없고 검찰조사에서도 혐의없음이 드러났음에도 학교와 재단에 대한 허위 비리를 폭로하고 이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정상적인 근로관계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해고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종합적으로 전교조가 학교장의 감독`지휘권을 방해하고 학교를 노동투쟁의 장소로 만들며 사용자를 인신공격하며 근로관계를 훼손해왔다는 점에서 전교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해고한 만큼 비록 사용자가 두 교사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조의 회사가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례를 근거로 중앙노동위에서 부당해고 판결이 날 경우 소송까지 제기할 예정이다.
▲시교육청=교육청은 지난 7월 명신학원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회계절차를 위반한 전`현직 이사장 등 법인임원에 대해 경고조치하고 학교비 집행과정에서 회계질서를 문란케 한 학교장과 행정실장 등에 대해서는 정직과 감봉 처분을 요구했다.
반면 전교조 등이 검찰에 수사의뢰한 학교비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져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감사결과, 명신학원은 수익용기본재산인 현금 1억 9000여만원을 교육청의 허가나 신고없이 법인비로 사용했고 학교에서도 교직원 연수여비 잔액 68만여원을 명절때 법인 임원에 대한 인사비로 사용했다.
또 하자보수공사를 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사실이 적발됐고 전 이사장이 개인자금으로 학교공사를 시행한 후 공사비를 지급받는 과정에서 70여만원을 더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육청은 수익용기본재산 1억9000여만원은 보전명령을, 출장비 등으로 사용한 220여만원은 회수토록 요구했고 학교 예산집행, 학교장의 학교 경영 등에 대한 법인임원의 관여도 시정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전교조의 임시이사 파견이 현 임원에 대한 취임승인 취소를 전제로 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 임원취임 승인에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앙노동위에서 또 다시 부당해임 판결이 날 경우 임원취임 승인 취소와 함께 임시이사 파견 등 제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 동명중 정문에 내걸린 학교장 명의의 ‘호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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